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일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군이 분쟁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을 포함해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보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위험한 확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분쟁이 국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필요하다"며 "유엔 헌장과 국제법, 총회 결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정의롭고 지속적이며 포괄적인 평화를 향한 모든 의미 있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에 북한군 7000명을 배치했다고 공개했다. 이들은 60㎜ 박격포, AK-12 돌격소총, RPK/PKM 경기관총, SVD/SVCh 저격소총, 불새 대전차 미사일,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 등 다양한 화기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상임대표는 북한 파병단의 지휘부 구성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소속의 김영복 부총참모장, 리창호 부총참모장 겸 정찰총국장, 신금철 소장 등 3명의 장성급 인사가 지휘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은 2000~3000명 규모의 연대급 부대를 최소 5개 창설할 계획이며, 이 중 1개 부대는 기계화소총연대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러시아 군복을 착용하고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발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의 구체적인 배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전에 서방의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르면 이달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중심으로 북한군의 실전 참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부대는 이미 전투에 투입되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항의의 뜻으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자국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