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로고.
▲인스타그램 로고.

인스타그램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10대들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 계정은 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으로부터만 개인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지난 17일 청소년 이용자들을 위한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청소년들의 디지털 중독 현상이 심각해지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메타는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기능을 10대 청소년들이 SNS에 중독되기 쉽도록 설계해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정부는 지난해 10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에게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메타 측은 그 대책으로,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제한적인' 10대 계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해당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되며, 개인 메시지는 이용자가 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에게만 받을 수 있다. 

또한 10대 계정의 알고리즘은 성적인 콘텐츠나 자살·자해에 관련한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도록 설계되며, 60분 이상 접속 시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이 표시된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을 중단하는 '수면 모드'가 활성화된다.

부모의 감독 권한도 강화된다. 16세 미만 이용자는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비공개 설정을 끌 수 있으며, '감독 모드' 활성화를 통해 보호자가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미성년자 보호 정책이 부족하다며 인스타그램을 비판해 온 미국 국립성착취예방센터(The National Center on Sexual Exploitation, 이하 NCOSE)는 "과장할 수 없는 큰 승리"라며 환영했다.

NCOSE는 "인스타그램은 성 착취와 관련된 범죄가 발생하는 1위 플랫폼이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청소년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15~17세 미국 청소년의 68%, 13~17세 청소년의 59%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 이제 이 모든 어린이들은 성적 착취로부터 더욱 잘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이 부모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고 모든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설정을 자동화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NCOSE는 인스타그램이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의회에서 통과된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을 꼽았다. 이 법안은 최근 상원을 거쳐 하원 투표를 앞두고 있다.

어카운터블 테크(Accountable Tech)의 공동창립자이자 전문이사인 니콜 길(Nicole Gil)은 "인스타그램과 모회사 메타가 미성년자들을 더욱 잘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독립적인 감독 및 규제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오늘의 홍보 활동은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가 마땅히 얻어야 할 안전 설계와 책임에 미치지 못하며, 의미 있는 정책 조치만 이를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