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정부가 교회를 포함한 1500개 비영리 단체의 법적 등록을 취소하며 수년간 이어져 온 박해를 더욱 강화했다. 최근 니카라과 정부의 관보인 ‘라가세타’(La Gaceta)는 이들 단체가 1년에서 35년 동안 재무 보고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9일 발행된 공보에는 1500개 단체가 나열되어 있으며, 이 중 695개는 주로 가톨릭, 복음주의, 오순절 교단에 소속된 종교 단체들이다.

역사적으로 오르테가 정부는 인권 침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로마 가톨릭 교회를 표적으로 삼았으나, 최근의 폐쇄 조치는 정치적 문제에 덜 관여했던 복음주의 교회들까지 대폭 확대했다.

2021년에 미국으로 망명하여 현재 텍사스에 거주 중인 니카라과 변호사 마사 파트리시아 몰리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모든 재산은 몰수될 것이다. 이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다”고 말했다.

니카라과 변호사이자 가톨릭 교회 활동가인 펠릭스 나바레테는 니카라과에서 진실과 변화를 위한 싸움에서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종교 지도자를 통해 니카라과 국민들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번 조치는 2021년에 논란 속에서 다섯 번째 임기를 연임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일관된 행보의 일환이다. 극좌 성향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Sandinista National Liberation Front)이 이끄는 현 정권은 모호한 국가 안보법을 통해 수많은 정치 후보자, 언론인, 활동가들을 체포하며 반대 세력을 탄압해왔다.

니카라과 정부는 폐쇄와 재산 압류를 테러 및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재무보고법에 따른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종교 공동체에 대한 박해를 용이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는 교회 예배에 대한 감시를 포함해 종교 공동체에 대한 억압적인 조치들이 나열되었으며, 그 중에는 최근 구금된 7명의 가톨릭 사제들이 로마로 추방된 사건도 포함되어 있다.

롤란도 알바레즈 주교를 따르던 성직자들은 마타갈파 교구에서 체포되어 추방되기 전까지 파티마 성모 마리아 신학교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었다. 추방된 명단에는 롤란도 알바레즈 주교의 추방 후, 교구를 이끌었던 르네 베가 마타모로스 신부와 에드가르드 사카사가 신부를 포함한 교구의 고위 지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2022년 10월 이후 니카라과 정부는 국가와 교회 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여러 그룹의 사제들을 강제로 추방했다. 등록이 취소된 다른 비영리 단체로는 농구, 축구 팀 등 스포츠 클럽부터 다양한 활동가 단체까지 속해 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 리즈 트로셀은 니카라과에서 시민의 공간과 종교 자유가 크게 침식되고 있다며, 일련의 조치가 “매우 우렵스럽다”고 지적했다.

나단 알 나시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대행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 이후 5000개 이상의 비정부기구(NGO), 언론 매체 및 사립 대학들이 법적 지위를 박탈당했다. 트로셀은 니카라과의 인권 상황이 유엔의 “심각한 우려”를 사고 있으며, 3월 이후 시민 참여를 차단하려는 시도로 최소 35명이 체포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