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졌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있어 살아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시인
양광모 시인

   이 시는 양광모 시인의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입니다. 평범한 ‘시어’로 구성되었지만 큰 감동을 줍니다. 이 시를 읽으며 감동과 열정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저의 삶을 보고 탄식했습니다. 시인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고 전합니다. 1연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고 도전합니다. 어제 걷던 거리나 어제 만난 사람이 우리를 따분하게 만들더라도 우리는 가슴 뭉클하게 살 수 있고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합니다.

   2연은 우리 삶이 어렵고 힘들 때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고 도전합니다. 식은 커피를 마시고, 찬밥을 먹고, 지난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살아갈 일들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과 이별을 경험할 때에도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노래합니다. 식은 커피를 마시고 굳어 버린 찬밥을 먹는 것은 아무도 바라지 않습니다. 누구나 초라하고 쓸쓸한 삶을 살 때 흥분하거나 감동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초라하고 쓸쓸한 삶을 산다면 누구나 지치고 힘듭니다. 이런 삶에는 감동이 없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이렇게 지치고 힘들 때 “더욱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도전합니다.

   3연은 가슴 뭉클해야 할 시간을 정리합니다. 시인은 가슴 뭉클해야 할 시간이 “항상”이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있어 살아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노래합니다. 4연에서는 시인은 우리의 존재론적인 사명이 가슴 뭉클하게 사는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시인은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라고 노래합니다.

   양광모 시인은 거듭거듭 가슴 뭉클하게 인생을 살라고 도전합니다. 가슴 뭉클한 삶은 감동이 넘치는 삶입니다. 그런데 양광모뿐만 아니라 여러 시인이 감동의 가치를 노래했습니다. 시인은 먼저 감동하는 사람입니다.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시인은 평범한 자두 열매에도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앙드레 지드는 “감탄하는 마음”이 지혜요 진정한 실력이라고 강조합니다.

   미국의 시인이요 작가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는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평가된다”라고 했답니다. 마야 안젤루는 인생의 길이가 아닌 감동을 누리는 삶의 질에 주목했습니다. 또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도 “당신은 단지 조금 숨을 쉬면서 그것을 삶이라 부르는가?”라고 노래합니다. 숨을 몰아쉬며 연명하는 것을 삶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누리고 즐기는 풍성한 생명의 박동을 삶이라고 칭합니다. 감동과 감격의 뜨거운 가슴으로 사는 인생이 값진 인생입니다.

   하나님 은혜를 알면 감격합니다.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이런 감격을 누리며 살 것입니다. 양광모 시인은 주님과 만남과 그 은혜를 전제로 이 시를 쓰지는 않은 듯합니다. 그러나 이 시를 감상하며 크리스천은 이런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알고 주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음의 동지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양광모 시인은 사랑받는 한국의 현대 시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양광모 시인은 삶을 노래합니다. 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삶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냅니다. 마치 앞마당 우물에 깊은 두레박을 내려서 시원한 물을 길어 올리듯 시인은 소소한 삶에서 아름다운 시어와 묵직한 메시지의 시를 길어 올립니다. 시인의 시는 평범한 언어로 쉽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담담히 읊조리는 시에서 삶의 향기가 납니다.

   양광모 시인은 경희대 국문과 졸업 후 노동 운동을 했습니다. 그는 SK텔레콤 노동조합위원장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그는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했습니다. 도서출판〈목비>대표, (주)블루웨일 대표, (주)한국부동산지주 대표, 한국기업교육협회 회장, 청경장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방선거에도 두 번 출마했습니다. 다양한 그의 삶의 경험이 그의 폭넓은 시의 세계를 열었는지 모릅니다.

   시인은 2012년 첫 시집을 출간하면서부터 전업 시인이 되었고, 강원도로 이사하여 시작(詩作)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광모 시인의 가장 큰 장점은 문학적 수사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시를 쓴다는 것입니다. 그는 평범한 시어로 인생의 희노애락을 노래합니다. 양광모 시인은 계속해서 시집을 발표하며 독자의 사랑을 받습니다.

   양광모 시인은 <한 번은 詩처럼 살아야 한다>, 대표시 선집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필사 시집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 사랑시 선집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 커피 시집 <삶이 내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놓으라 한다>, 별과 꽃 시집 <별이 너를 사랑해> 등 모두 열여덟 권의 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양광모 시인의 시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습니다.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양광모 시인의 시가 소개되었습니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김미숙의 가정음악’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그의 시가 소개되었고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가 양하영의 노래로, <아우야 꽃세상 가자>가 허만성의 노래로, <인생 예찬>이 김진덕의 노래로 만들어져 불리고 있습니다.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대표, 시인 수필가)
(Photo : )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대표,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