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평화연구기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핵무기 현대화와 비축량 증강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10년 내 미국과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지난해 410개에서 올해 1월 기준 500개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약 238개 수준인 중국의 ICBM 보유 규모 역시 향후 10년 내 미국의 800개, 러시아의 1244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SIPRI가 전 세계 핵탄두 총 숫자는 감소 추세이나, 실제 전쟁 발발 시 신속 투입 가능한 핵탄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온 분석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총 12,121개의 핵탄두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 중 약 2,100개가 '높은 수준의 작전 경계' 상태로 배치돼 있다. 특히 중국도 처음으로 일부 핵탄두를 이 수준의 경계 상태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SIPRI 한스 M. 크리스텐센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핵보유국이 핵전력 증강 계획을 갖고 있거나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SIPRI의 중국 핵능력 추정치는 최근 미 국방부 의회 보고서와도 일치한다.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의 핵무기 개발 지속 시 미국도 핵무기 증가 등 핵역량 태세를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급속한 핵능력 확충에 대해 칭화대 퉁자오 연구원은 "중국이 수년간 200개 수준의 적은 핵탄두를 유지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비축량을 매우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2027년 700개, 10년 안에 1000개 이상 보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자오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핵무기 동등성을 목표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 전문가들은 이미 핵평등을 중국 확장의 목표로 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핵 3대 역량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 지상 기반에 더해 잠수함과 공중 요소를 추가하는 중대한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SIPRI에 따르면 중국은 처음으로 평시에도 소수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해 배치한 것으로 보이며, 총 500개 핵탄두 중 24개가 이미 배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