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엄마를 왜 만났어?" 얼마 전에 식사를 마치고 딸이 느닷없이 던진 질문입니다. 그런데 어감이 좀 이상해서 "엄마를 왜 만났냐니? 엄마를 어떻게 만났냐는 질문이야?" "아니, 엄마하고 왜 결혼했냐고..!? 그래서 내가 나왔잖아..."
한국말이 짧은 딸이 부모에게(혹은 엄마에게) 뭔가 불만이 생긴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질문이 좀 아리송하지만 엄마를 사랑하니까 결혼했지" 그러자 "그럼, 지금도 사랑해?" "그럼~ 나는 엄마 없이는 못살아~" 그러자 아주 묘한 미소로 저를 바라보더니 "엄마의 어떤 점이 좋은데?"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솔찍하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나는 엄마의 모든 부분을 좋아하지는 않아. 사실, 엄마하고는 성격도 잘 안 맞아. 나는 싱글 때 키크고, 대학원 나오고, 생머리에 피아노 잘 치는 사람 만나고 싶었어~" 그러자 방에 들어갔던 아내가 우리 이야기를 듣고 거실로 나오면서 "나도, 피아노 잘 쳐~. 학교 종이 땡땡땡..." 그래서 한 바탕 같이 크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딸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믿음이 참 좋았어" "나는 그런 외적인 조건을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넘버원 조건은 믿음이었어~" "나는 청년때 성경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책을 10권을 읽었어. 나를 준비한 거야. 미래의 내 가정을 믿음의 가정으로 만들고 싶었거든. 그래서 믿음을 첫번째로 두었는데 엄마를 만난 거야"
"엄마를 처음 만나고 그 다음에 전화 데이트만 3일을 했어. 그때 확신을 했지. 나는 이 사람을 놓치면 다시는 이런 사람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일주일 후에 다시 만나자고 하고는 두번째 볼 때 프로포즈를 했지. 그런데 엄마도 Yes 해 주었어~" "와~"
딸은 약간 감동을 했는지 요즘 자기도 결혼생각을 하는데 한국 남자는 못 만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있는 한국 남자를 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정말 없으면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 미래의 남편을 놓고 기도하면서 기다려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사람이 꼭 있고 주님의 때에 만나게 해 주실거야.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신부로서 너 자신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해! 네가 믿음있는 남편을 만나고 싶다면 너도 너의 믿음을 잘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 엄마처럼..."
이런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저는 몇년 전에 딸에게 선물한 책 "하나님과 동행하는 폭풍 속의 가정"(Russell Moore 저)을 읽었는 지 묻자. 읽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고든 피 저)를 주면서 이걸 우선 읽으면 성경읽기에 눈이 뜰 것이라고 권해 주었고, 그 다음에 "잠언 31장"을 자주 읽고 "현숙한 여인"이 되도록 잘 준비하라고 권했습니다. 딸은 왠일인지 아빠의 조언을 잘 받아 주었고 부녀간에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뜨는 딸의 얼굴에서 다시 밝은 미소가 보여 참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