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둘째 주일이고, 미국에서는 어머니 날입니다. 지난 주간 저는 한국에 있으면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모두 지냈습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와서 어머니날을 맞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가족이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그 행복은 마술이나 요행이 아니라 예술입니다.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모든 힘을 다 하고 노력할 때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지듯이 같은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형제이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형제와 나누는 말씀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는 예수님을 대면하는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쭈뼛거리며 서 있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물으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질문을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 원합니다.
먼저 예수님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마음은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대신 내놓을 자신이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가룟 유다가 군사들을 이끌고 예수님을 잡으러 왔을 때 칼을 휘두르며 예수님을 보호하려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을까요? 그냥 네 마음 다 안다. 내가 용서했다.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이렇게 말씀하지 않으시고, 생뚱맞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다시 한번 자신과 베드로의 관계가 한 번의 사건으로 인해 무너져 버릴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한 번의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으셨던 예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는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신뢰가 깨어지고 그 관계가 와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수님도 분한 마음으로 '너 같은 제자 둔 적 없다'고 매몰차게 끊어 버리셔도 베드로는 할 말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그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이 지금, 이 순간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말에 베드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이지요, 제가 예수님 사랑하는 것은 주님도 잘 알지 않으십니까?"
틀어진 많은 관계에 계신 분들에게 오늘의 말씀이 회복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원합니다. 과거의 사건을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의 상태를 묻고 그 회복의 길을 열어가는 형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이 어떠하든 지금 마음의 상태를 물으시는 예수님을 다시 바라보며 믿음의 회복이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 회복을 꿈꾸며 아울러 모든 어머니에게 깊은 사랑을 보냅니다. Happy Mother's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