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 140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어, 가자지구의 영구적인 휴전과 이스라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한을 작성한 ‘중동 평화를 위한 교회’(Churches for Middle East Peace, CMEP)는 1984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정교회, 로마 가톨릭 교회, 개신교 교회들을 포함한 30개 이상의 국가 교회 공동체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여한 인사들은 로마 가톨릭, 루터교, 메노나이트, 퀘이커 및 복음주의 개신교 배경 등을 가지고 있다.

서명자로는 과테말라의 로마 가톨릭 추기경 알바로 라마찌니,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LCA) 주교 엘리자베스 A. 이튼, 미국 성공회(Episcopal Church) 주교 마이클 B. 커리, 미국 그리스도 연합교회(UCC) 회장 캐런 조지아 톰슨, 진보적 복음주의 활동가 셰인 클레이본, 소저너스(Sojourners) 회장 아담 테일러, 진보적 복음주의 활동가 짐 월리스 등이 참여했다.

서한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가 ‘대량학살’이라고 지적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에 대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하마스의 기습 테러 이후 10월에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의 배후에 ‘대량학살의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전 당일인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 근교에서 열린 음악 축제를 급습하여,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학살하고 240명을 납치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여, 가자지구의 2세 미만 아동 중 15% 이상이 영양실조와 돌이킬 수 없는 허약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이스라엘은 제네바 외교 사절단을 통해 유엔 전문가의 대량학살 비난에 반발하며, 이 단어의 사용이 “대량학살 협약의 심각한 왜곡”이며 “현실에 대한 지독한 왜곡”이라고 대응했다.

CMEP 서한의 서명자들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 지원과 무기를 중단하고,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의 민간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군사 작전에 연루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CMEP는 바이든에게 직접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미국이 계속되는 폭력에 가담하지 않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잠재적인 대량학살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도덕적 용기를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하마스가 10월 7일에 저지른 끔찍한 만행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을 대량학살하는 것을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한은 “성주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서안지구, 이스라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을 애도하며 위로를 기도한다. 예수님 그 자신도 고통받는 사람들 중에 계셨으며 상심한 자들을 위로하셨다”며 “우리는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평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붙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서한을 발송하기 하루 전인 25일,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했다. 이 결정은 마지막 라마단 기간 동안에 이뤄졌으며, 결의안은 14개국이 찬성 표를 던진 뒤 통과되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기권함으로써 전쟁 초기부터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미국의 일관된 입장에서 명백히 벗어났다”라며 “전쟁 노력에 해를 끼쳤다”고 비난했다. 결국 지난 25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주에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대표단 방문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