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위한 신학교, 미드웨스턴 한국부는 2월 19일 미국 중부시간으로 오후 7시에 고대근동학 전문가인 윤성덕 교수를 초청하여 “금기를 통해 이해하는 구약 성경”이란 주제로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윤성덕 교수는 히브리 대학에서 유대 역사학 석사학위를, 예일대에서는 신학석사학위를 받고, 고대근동학으로 유명한 히브리 유니온 칼리지-유대종교학 연구소에서 고대근동학과 구약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대 아카드어를 쓰인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비문 연구 분야에 한국 유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윤성덕 교수는 어느 시대에나 해당 문화 속에는 금기라는 문화 현상이 존재했으며 성경 시대에도 금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금기 중 음식법에 해당하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 것” “고기와 젖을 함께 먹지 말 것” “피를 먹지 말 것” 등의 명령이 있으며 이런 명령이 갖는 의미와 의의를 구약과 유대 관습에 비추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성덕 교수는 “금기란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이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어떤 행동을 하는데 마음에 어려움을 느껴 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떨어진다는 것도 금기인데, 미역이란 재질의 미끌미끌함을 시험이라는 사회 구성원의 활동과 연관시켜 ‘시험에 떨어진다’는 금기를 만들어낸다. ‘미역’과 ‘시험에 떨어진다’는 연관성은 아무런 과학적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기어는 사회 구성원이 왠지 피하고 싶은 마음을 유발하는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즉 금기는 사회 구성원의 집단적, 정서적 공유와 합리화의 과정을 거쳐 개인의 행동이나 사회적 관습, 종교적 행위를 지시하는 사회통제 체계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성경 해석자는 금기라는 렌즈를 통해서 성경을 볼 때, 구약 시대 이스라엘 민족의 정서적 공유나 사고관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민족의 음식법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금기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금기의 이유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연구를 해왔는데, 그 일부를 살펴보면, 사람의 위생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금지했다는 설, 돼지를 어떤 부족의 토테미즘의 대상으로 여겨 금지했다는 설, 돼지를 신에게 드리는 제물로 여겼기 때문에 금지했다는 설 등이 있다. 또한, 문화적 환경을 고려한 환경 이론적 관점에서, 돼지가 유목민인 이스라엘 민족이 살았던 지역 환경에는 적합치 않은 동물이기에 금기시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어느 이론이 진짜 이유인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스라엘과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민족들이 돼지를 먹었는가를 살펴보면,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소아시아, 지중해 동부 지역 등의 지역에서는 음식으로 사용한 것을 고고학적 증거로 알 수 있는데, 이스라엘 민족은 예외적으로 돼지를 먹지 않았다는 점을 고고학 자료가 잘 말해주고 있다. 왜 먹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료들을 해석하면 일반적으로 고대 근동에서는 돼지가 진흙탕에서 살기에 더럽고 욕심이 많은 불길한 동물로 여겼다는 점과 돼지를 식용으로 이용은 해도 돼지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인식이 공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약 성경과 고고학적 자료는 이스라엘 민족이 돼지를 먹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금기는 시대를 넘어서 오늘날까지 유대인들의 일상 생활의 문화로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고대의 문화와 현대의 문화는 다르기 때문에 금기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이스라엘 일부에서는 비교적 엄격하게 성경에서 말하는 금기가 지켜지고 있다. 금기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이 마음에 꺼려 행하지 않는 행동 양식이기에, 이를 문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문화 현상이 고대를 거쳐 현대에까지 사회 구성원의 사회 활동을 제약하기도 하기에, 구약에 등장하는 금기를 어떤 방향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대에도 금기로서 영향을 미칠 수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제언으로 강의를 마쳤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의 재학생, 졸업생, 교수진 약 90여명이 참석했다. 돼지를 먹지 않는 금기 외에도 피를 먹지 않는 것과 젖과 고기를 함께 요리해 먹지 않는 것 등의 음식법에서의 금기를 자세히 살펴보며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통해 궁금함을 해소하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한편 '교회를 위하여'의 비전으로 세워진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는, 남침례회(SBC) 산하 여섯 개의 신학대학원 가운데 하나로 북미 주류 신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ATS (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와 미국 내 종합대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최고 인가기관인 HLC (Higher Learning Commission)에 정식 인가되어 있다. 현재 한국부는 재학생만 720여 명으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 과정 가운데 북미 최대 규모이며 최고의 질적 수준의 강의로 정평이 나있다. 미드웨스턴 입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학교 웹사이트(www.mbts.edu/ks)를 통하거나 김윤주 팀장 (이메일: ks@mbts.edu; Tel.: 816-414-3754)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