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건국전쟁"이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큰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동안 왜곡되고 감추어졌던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한 진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감격의 표시일 것이다. 특히 이 영화가 픽션이 아니라 사실적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사실 이 영화 내용에서 그동안 보수진영의 학자나 역사가들이 발표한 자료에서 크게 추가되거나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수많은 단편적 조각들을 잘 꿰어 맞추고 설득력 있게 전개하여 한반도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헤쳐간 이승만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 영화 속 이승만의 모습은 고대 이스라엘의 건국 영웅 모세의 모습과 많은 부분 오버랩 된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말살하려는 파라오의 탄압 와중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이집트의 왕자가 된 사람이다. 그러나 모세는 왕자로서의 모든 영화를 내려놓고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을 위한 혁명을 일으키다가 실패하여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몰락한 양반 가문의 후예로 태어난 이승만도 이미 수명을 다해버린 조선왕조를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박영효 구데타에 가담했지만 실패하고 사형수로서 한성감옥에 수감되었다.
모세가 광야에서 절망 중에 방황하다가 하나님을 만나 다시 태어났듯이 이승만도 인생의 깊은 좌절과 절망 속에서 성경을 읽다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새사람으로 변하였다. 이승만은 "하나님 나의 영혼을 구해주십시오. 우리나라를 구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였더니 갑자기 감옥이 빛으로 환해지는 것 같았고 나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는 평안이 깃들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절대자이신 하나님이 세상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그 분이 나 자신과 조국 대한민국을 섭리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남은 생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바치기로 결심하였다"고 고백하였다. 자신이 개종할 뿐 아니라 다른 죄수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 감옥을 학교로 만든 이승만을 지켜보던 선교사들이 그를 미국으로 보내 당시 미국 엘리트층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을 받게 되었다.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모세는 왕자로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이집트의 모든 지혜를 배워 말과 하는 일이 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세계의 중심 이집트 궁정에서 장차 이스라엘이 해방되어 국가를 이룰 때 기초가 될 정치, 경제, 문화, 법과 언어 등 모든 영역에서 경험과 지혜를 쌓았다. 이승만도 미국 동부의 명문 조지워싱턴대, 하바드대, 프린스턴대에서 공부하면서 국가경영의 학문뿐 아니라 26대 대통령이 된 우드로 윌슨을 위시해서 장차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다졌다. 이것이 후일 한국의 해방과 건국, 경제발전에 결정적 도움을 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협력을 이끌어 낸 발판이 된 것이다.
해방보다 나라를 세우고 경영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 한다. 2차 대전 후 수많은 나라가 식민지배에서 독립했지만 제대로 된 국가체제를 정착시킨 예는 극히 드믄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모세가 이스라엘 해방뿐 아니라 율법을 선포하여 신정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법적, 종교적 기초를 세웠듯이 이승만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헌법을 선포하고 건국함으로써 이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경제번영을 이루어 세계 지도적 국가가 된 기초를 확립하였다. 1948년 당시 대한민국 헌법은 여러 선진국들 중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앞서간 것이다.
이승만과 신생 대한민국의 최대시련은 북한군의 625 남침이었다. 북한의 야욕은 미국의 위시한 16개 유엔회원국의 참전으로 실패하였지만 문제는 전후 대한민국의 안보이다. 이를 위해 이승만은 끈질기게 미국을 설득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냈다. 상호방위조약이란 군사력이 비등한 국가끼리 서로를 지켜주는 약속인데 당시 한국은 변변한 총기 하나 없는 나라이었고 미국은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국가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미국이 한국과 이러한 조약을 맺을 이유가 없었다. 이러한 불가능한 상황 가운데 이루어 낸 상호방위조약 덕분에 대한민국은 비록 불안하지만 70년간 유례가 없는 평화를 누리며 번영을 구가하게 된 것이다.
모세는 이집트에서 해방된 다음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위시한 율법을 받아 선포하였다. 율법은 하나님과 이스라엘간의 언약이다. 이스라엘은 율법을 지키고 하나님은 이 이스라엘을 적들로부터 지키시겠다는 상호약속이다. 사실 전능하시고 모든 것을 가지신 하나님이 보잘 것 없는 인간들과 언약을 맺으실 이유가 없다. 결국 언약은 하나님이 일방적 희생을 바탕으로 이스라엘을 복주시고 지키시겠다는 은혜의 약속이 아닐 수 없다.
이승만과 모세의 차이가 있다면 후계자의 복이다. 모세에게는 여호수아라는 걸출하고 신실한 후계자가 있었지만 이승만에게는 그러지 못하였다. 덕분에 모세는 온 이스라엘의 추앙과 애도속에 생을 마감했지만 이승만은 권좌에서 쫓겨나 망명지에서 쓸쓸하게 끝났다.
사람에게는 공과 과가 있다. 이승만의 최대 과오라면 315 부정선거와 419 탄압일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이 과오를 깨닫고 제대로 민심을 알고서는 6일 만에 하야를 결단한 것은 그의 진면목이 아닌가 한다. 당시 한국과 같은 후진국에서는 경찰과 군대의 힘으로 얼마든지 민중봉기를 누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은 평생 지녔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하나님의 뜻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역사의 큰 고비마다 그 흐름을 바꾸는 그릇을 택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의 해방과 건국을 위해 모세를 택하신 하나님은 대한민국의 해방과 건국을 위해 이승만을 택하시고 그를 변화시키고 훈련시키셨다. 가장 암울한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이승만을 붙드시고 그를 통해 세계 중심국인 미국을 움직여 대한민국의 독립을 쟁취하고 공산세력을 막고 오늘과 같은 경제번영을 누릴 수 있게 하셨다. 정말 감당할 수 없는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비록 늦었지만 "건국전쟁"과 같이 이승만에 대한 그동안의 왜곡되고 편향된 시각을 바로 잡고 건국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을 회복시키고 그 정신과 믿음을 이어받는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