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라엘 등산객이 2800년 전, 솔로몬 성전 시대의 희귀한 인장을 발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헤드라인스가 보도했다.
올해 45세인 에라즈 아브라하모프(Erez Avrahamov)는 이스라엘 북부의 타보르 시내 자연보호구역을 등산하던 도중, 땅 위에 특이한 짙은 주황색 물체를 발견했다.
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에 따르면, 아브라하모프는 “걷고 있다가 땅 위에 뭔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는데, 처음에는 구슬이나 주황색 돌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주워서 보니 풍뎅이나 딱정벌레처럼 새겨져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즉시 IAA에 연락을 취했고, 이는 솔로몬 성전 시대로 추정되는 2800년 된 아시리아인의 인장 또는 스크라브(scarab, 왕쇠똥구리 모양으로 조각한 보석)으로 확인되었다. 이 인장은 아시리아인들이 북부 이스라엘 왕국을 정복할 시기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사건은 열왕기하에 기록되어 있다.
이 인장은 주황색 곤충의 모습을 띠고 있으며, 바닥에는 날개 달린 생물이 그려져 있다.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교 명예교수인 오트마르 킬(Othmar Keel)에 따르면, 이 유물은 ‘카르넬리안(carnelian)’이라고 불리는 준보석으로 만들어졌으며 “신화 속의 그리핀(Griffin,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 등을 가진 전설의 동물) 혹은 날개 달린 말”을 묘사한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다른 인장의 연대는 기원전 8세기로 추정된다. IAA 검사관 니르 디스텔펠트(Nir Distelfeld)는 해당 유물이 “갈릴리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지 중 하나인 텔 레케시(Tel Rekhesh)의 기슭에서 발견되었다”며 “이 유적지는 여호수아 19:19에 기록된 잇사갈 지파 영토 내의 도시인 ‘아나하랏(Anaharat)’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유물관리국은 당시 스크라브 인장들이 쇠똥구리 모양을 띠고 있었다고 밝혔다. 텔 레케시에서 이 유물을 발굴한 IAA 고고학자 이츠크 파즈(Itzik Paz)는 “지금까지 그 현장에서 발견된 가장 중요한 유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파즈는 “당시에는 텔 레케시에 큰 요새가 있었는데, 아마도 북부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앗시리아 제국의 통치를 받았을 것”이라며 “따라서 텔 기슭에서 발견된 스크라브는 그 장소에 아시리아(또는 바빌로니아) 행정부가 있었음을 증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이 인장에 나타난 그리핀은 고대 근동 예술에서 알려진 예술적 소재이며, 철기시대의 인장에서 흔하게 나타난다”며 “최근까지 요새 주변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의 희소성을 고려할 때, 도상학적 고려 사항을 바탕으로 이 인장의 연대를 후기 철기 시대로 추정한다면, 텔 레케시 요새에 있던 아시리아 행정부와 연관시킬 수도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