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교수(센트럴신학대학원 상담학 학과장)
(Photo : ) 이경희 교수(센트럴신학대학원 상담학 학과장)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부모의 역할은 자녀양육의 청지기적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다. 청지기로서 부모양육은 역할을 잘 감당하는데 있어서 훈육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가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그런데 미국에는 아동학대에 관한 법이 있다. 부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자녀에게 1) 정서적 학대, 2) 육체적 학대, 그리고 3)성적 학대를 할 경우 아동학대 법에 의해서 법적인 심판을 받는다. 법적으로 그 학대의 기준들이 법으로 정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모의 처벌에 관한 판단은, 즉 학대의 기준은 자녀들에게 가해진 신체적인 상처의 결과등 다른 여러 피해의 정도를 보고 판단되어지는 것을, 필자가 오래전에 소셜워커로 일하면서 경험했다.

부모가 소리지르고, 아이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시키는데는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음이 많은 교육자들에 의해 증명되었다. 그리고 자라나면서 부모들로부터 신체적, 언어적 폭력등을 상습적으로 당한 한인 가정 자녀들이 부모에 대해서 상처가 크고 부모에 대한 증오감정까지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을, 필자도 오래전에 소셜워커로 일하면서 많이 경험하였다. 결국 법적인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도 미국에서는 아동학대를 (특히 한인가정의 신체적인 체벌들) 하지 말아야 하지만, 학대를 당하면서 자란 자녀들은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받으며 증오의 감정을 키우게 되어서 부모와 자녀 관계가 망가지게 됨으로, 신체적, 언어적 폭력등을 상습적으로 가하는 학대는 피해야 한다.

오래전에 필자가 상담해주었던 한 한인가정의 사례이다. 한인 남중생 7학년정도로 기억한다. 아이가 몇일동안을 가출해서 학교를 안가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쇼핑몰 근처에서 배회하며 친구집을 돌아다녔다. 며칠 만에 부모와 학교의 노력으로 경찰을 동원해 아이를 쇼핑몰 근처에서 발견했고, 학교에서 처벌하기 위해서 회의가 열렸다. 아버지는 말하기를 "자식에 대한 너무도 큰 걱정으로 몇일을 못먹고, 못자고 해서 체중이 10파운드 이상이 빠졌다"고 하면서 아들을 만나보고 안도하는 모습이였다. 그런데 아들은 교장선생님, social worker, 수많은 다른 선생님들이 참석한 회의장에서 아버지를 본척도 안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달래고 말을 걸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집에가서 잘 지내자" 했을 때,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야마롤 충격적이였다: "Go to the hell." 나중에 아들과 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아버지는 아들이 아주 어릴 때 부터 조금만 잘못해도 플라스틱 야구방망이로 아들을 지금까지 심하게 때렸다. 아들은 어릴 때는 맞기만 했지만, 자라면서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졌다. 그것에 대한 반항으로 아들의 행동은 점점 어긋나간 것이다. 그리하여 때리는 아버지보다는 자신에게 소속감을 주고, 위로해주는 느끼게 해주는 비행청소년들이 더 편하고 의지가 되었던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훈육방법은,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경우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응분의 결과(Consequence)를 자녀들이 경험하고 감당케 하는 것이다. 응분의 결과의 예로는 자녀들이 고통을 경험하도록 누리고 있는 특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미리 잘못된 행동을 지적해주고, 잘 못된 행동으로 인한 응분의 결과를 미리 이야기 해주고 자녀들로 하여금 행동의 결과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미국학교 소셜워커들과 같이 일하면서 배운, 훈육에 관한 몇가지 중요한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1.자녀를 훈육할때 부모는 자녀의 Doing(잘못된 행동)와 Being(존재)을 구별해야 한다. 비록 지금 자녀의 행동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라도,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자녀의 행동이지, 자녀의 존재는 역시 귀하고, 살 가치가 있고, 변함없이 소중한 자임을 부모도 기억하고 자녀에게도 인식시켜야 한다.

필자가 실제로 경험했던 미국 고등학교 한 교감선생님의 Doing(잘못된 행동)와 Being(존재)을 구별했던 예화이다. 한 한인 여학생이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집을 나가서 몇일간 외박한 결과 학교성적에 문제가 생기고 문제행동으로 인해서 정학을 받게 되었다. 정확 결정을 내리는 회의장에서 교감선생님은 회의내내 조목조목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정학처분 결정을 설명한 후, 회의를 마치고 헤어질 시간이었다. 그런데 교감선생님은 돌아서 나가는 여학생을 부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의 행동은 심각하게 잘못되었고 나는 그 행동은 아주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가 아직도 아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믿고 나는 너를 사람으로서는 좋아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2.잘못된 행동에 대한 결과로 고통을 받는 당사자는, 즉 잘못된 행동을 한 자녀가 되어야 한다. 잘못된 행동의 응분의 결과의 예로는, 자녀들이 고통을 경험하도록 누리고 있는 특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결과로 받는 그 고통이 힘들어서, 당사자가 그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오래전에 필자에게 상담받으러 왔던 한인 가정의 실제 상담사례이다.

소지품을 계속 잃어버리는 한인 여중생 엄마가 상담받으러 와서 필자에게 이야기 하기를, 딸은 자신의 소지품을 수시로 잃어버리고 잘 챙기지 못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새 옷이나 학용품, 악세서리등등 수많은 중요한 소지품들을 계속 잃어버리고 다닌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가 그 엄마에게 "그 딸이 매번 물건을 잃어버릴 때 마다, 엄마가 어떻게 대응하셨는가?"에 관해 물었을 때, 그 엄마는 "뭐 어떡해해요? 할 수 없죠. 아이가 꼭 필요로 하는 물건이니깐, 소리지르고 야단은 많이 치지만 결국 새것을, 그것도 어떨때는 더 최신품으로 사줄수 밖에 없게 되죠. 바로 얼마전에 또 새로 사줬던 자켓을 잃어버리고 와서 엄마는 화가 매우났지만, 날씨가 많이 추운 관계로 학교 갈때 새 자켓이 없으면 감기 걸릴 것 같아서 어쩔수 없이 Northface 가서 비싼 자켓을 새로 구입해줬다"라고 답했다. 이럴 경우에는 딸이 받는 메세지는 "내가 물건을 잃어버리면, 나는 더 좋은 물건을 엄마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되네." 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필자는 그 엄마에게 "물건을 잃어버리면 본인이 추위에 떨게 만들고 많은 불편과 고통을 본인이 스스로 경험해야, 그 다음에 자기 소지품을 어디가서 잃어버리지 않고 더 열심히 챙기게 되는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음으로, 다음에는 물건을 잃어버리면 바로 사주지 않고, 많은 불편과 고통을 본인이 스스로 경험해야 한다." 라고 말씀드렸다.

또 다른 실제 한인 가정 상담사례이다. 두 딸을 가진 엄마가 아침에 출근하면서 두 딸을 고등학교에 매일 ride를 해줬다. 그런데 동생은 늘 늦게 일어나서 기다려 줘야 했다. 동생이 늦어지는 관계로 언니도 학교에 번번히 늦게 가게 되고 엄마도 출근이 번번히 늦어졌다. 잔소리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야단도 치고, 협박도 하고, 별별방법을 다 써봐도 효과가 없었다. 엄마가 드디어 동생자녀에게 말했다: "아침에 늦으면 더이상 너를 기다리지 않고 언니와 엄마는 먼저 차타고 출발할 것이니, 너는 학교에 걸어서 가라." 어느날 엄마가 동생을 기다리지 않고 언니만 태워서 학교를 갔다. 그리고는 동생이 전화 했을 때 걸어서 학교가라고 했다. 그 날따라 날씨가 춥고, 바람 불고 흐리고, 아주 안좋았다. 그날 삼사십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투털거리며 동생은 등교한 후, 그 다음날부터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차에 누구보다고 제일 먼저 앉아 있었다고 한다.

3. 이상에서 효과적인 훈육방법으로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였을 경우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응분의 결과(Consequence)를 자녀들이 경험하고 감당케 하는 것의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자녀들이 고통을 경험하도록 누리고 있는 특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 이 부분에서는 자녀에게 미리 잘못된 행동을 지적해주고, 그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응분의 결과를 미리 이야기 해주고, 자녀들로 하여금 행동의 결과를 선택하게 만드는 구체적인 실천적 방법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행동수정계약서(Behavioral Modification Contract)’ 작성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행동수정계약서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a. 자녀랑 마주 앉아서 자녀의 잘못된 행동과 습관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이 행동을 수정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함께 의논한다.
b. 만약 이 행동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먼저 부모가 생각하는 적당한 정도의 자 녀가 감수해야 할 응분의 결과를 제안한다.
c. 자녀에게 이 부모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d. 자녀 본인이 생각하는 적당한 정도의 응분의 결과를 표현하게 한다.
e. 부모와 자녀가 동의하는 적당한 정도의 응분의 결과를 타협한후 합의한다.
f. 백지종이를 들고 와서 행동 계약서를 작성한 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인한다.

행동 계약서 제일 윗부분에 "행동 계약서"라고 제목을 쓰고, 본문 부분에는 날짜, 문제의 행동과 습관에 관한 자세한 기록을 한 다음, 만약 이 행동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모와 자녀가 합의한 응분의 결과를 자녀가 감수하기로 동의한다는 내용을 기록한다. 맨 아랫부분에는 부모와 자녀의 이름과 사인이 그날 날짜와 함께 들어간다. 똑같은 내용을 두장을 만들어, 한장은 부모가 보관하고 다른 한장은 자녀에게 준다. 이 후에,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계속할 경우, 부모는 더이상 소리 지르고 난리칠 필요가 없다. 이 행동 계약서를 자녀에게 보여주면서 질못된 행동으로 인한 응분의 고통의 결과를 자녀가 감수하도록 하면 자녀가 순순히 따르게 된다. 왜냐하면, 응분의 결과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경고가 있었으며 자녀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어졌기 때문에 자녀의 분노가 덜 일어난다. 물론 행동수정계약서에 동의된 응분의 결과는 각각의 자녀의 필요, 수준, 그리고 상황을 반영하여 작성해하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수정 가능하다.

2) 행동계약서에서 결정된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응분의 결과는(consequence) 자녀들이 아무리 졸라도 한결같이, 끝까지 지켜져서 행해져야 한다.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경우에 자녀가 와서 계속 보채고 조르면, 많은 부모들이 나중에는 귀찮아서 자녀들에게 양보 해버리고, 자녀들은 응분의 결과를 끝까지 지켜도 되지 않아도 되게 해버린다. 이렇게 되면 훈육에 관한 부모의 말에 대한 권위가 없어진다.

3)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응분의 결과를 만들 때, 현실적이고 지켜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한다. 한인 가정의 실제 사례인데, 한인 고등학생을 둔 아버지가, 당시 5과목 다 모든 과목들을 C와 D를 받고 있는 아들 성적표를 살펴본 후, 아들에게 3주 후에 있을 학기말 시험을 잘 치루고 최종성적을 5과목 다 Straight A's 를 받으면 차를 사줄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차를 사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행동계약서 작성을 만들었다. 현실적으로 3주만에 그렇게 할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계약서 작성은 의미가 없다.

4) Consequence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관해, 엄마가 자녀를 지켜보고 첵크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가, 자녀가 집에 있는 시간에 집에 없으면서, 자녀가 컴퓨터 사용하는 특권을 빼앗을 경우 엄마가 확인할 수 없음으로 그런 응분의 결과는 무의미하다.

5) 자녀의 훈육시에도 부모가 한 목소리를 내어야만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자녀가 3개의 귀걸이를 하고 싶다고 귀를 뚫어달라고 할때, 어머니는 반대를 하고 아버지는 아이가 원하는대로 해주자고 할때, 효과적인 훈육은 불가능 하다.

이상에서 청지기로서 부모양육은 역할을 잘 감당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훈육에 대해 살펴보았다. 소수민족으로서 미국사회속에서 더 힘든 생존경쟁을 치뤄내가며 살아야 할, 우리 한인가정의 자녀들을 위해서, 더 많은 격려의 메세지를 주어서 우리 자녀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부모님들도 되시고, 아울러 훈육의 역할도 잘 감당하시는, 자녀양육의 청지기적 사명을 잘 감당하는 부모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친다.

-저자 이경희교수 (M.Div., M.S.W., L.C.S.W.)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도미한후 미국 위스칸신주 메디슨에 소재한 위스칸신주립대에서 Social Work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Central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센트럴신학대학원 한국부에서 상담 관련 과목들을 가르키면서 상담학 학과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