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가 최신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 5천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이유로 살해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과 예배당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픈도어는 ‘2024 세계감시목록’(World Watch List 2024)을 발표하고, 가장 기독교 박해가 심각한 상위 50개국과 박해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 하루 평균 최소 13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위해 목숨을 잃었으며, 2023년 9월 30일에 종료된 연간 보고 기간까지 4998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최소 1만 4천776개의 교회와 기독교 건물이 공격을 받았다. 이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학교, 병원 및 묘지에 대한 공격이 7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보고서는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폭력적인 공격을 당했으며, 교회와 기독교 재산에 대한 공격이 급증했다”면서 “3억 650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7명 중 1명)이 신앙을 이유로 극심한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픈도어선교회 미국 지부 CEO인 라이언 브라운은 CP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증가의 한 이유가 “가해자들이 제재를 받을 걱정 없이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해당 지역 정부에 이미 제정된 법 규정을 통해 기독교인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과 관련해 이 단체의 팩트시트는 “예배를 위한 모임은 거의 불가능하며, 최대한 비밀리에 이뤄져야 하고 큰 위험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팩트시트는 “2023년 5월에 일가족 5명이 기도와 성경공부를 위해 모였다가 체포되었다. 기독교 문학물도 압수당했다”며 “이들은 매주 모임을 가졌으며, 그들의 체포는 한 밀고자의 제보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오픈도어는 또한 사하라 이남 국가의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을 강조했는데, 이 지역의 26개 국가는 박해 수준이 “높음” 또는 그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26개국 중 15개국은 폭력 하위 범주에서 “매우 높음”으로 분류되었다.

특히 박해 수준이 “높음” 이상인 26개국 중 18개국에서는 12개월 보고 기간 동안 최소 4606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으로 인해 살해당했다. 26개국 중 나머지 8개국에서는 살인 사건이 기록되지 않았다.

기독교 박해 순위 3위인 나이지리아는 세계 감시목록에 오른 사하라 이남 국가에서 발생한 종교적 동기로 인한 살인의 10건 중 9건을 차지했다. 오픈도어는 사하라 이남 지역의 지속적인 분쟁으로 인해 살인 건수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보코하람 및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와 같은 급진 단체들은 주로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오픈도어는 또한 파라-말람평화재단(Para-Mallam Peace Foundation) 보고서를 인용해, 플라토 주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에서 315명의 기독교인과 31명의 무슬림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플라토 주에서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무슬림 풀라니족으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이 여러 기독교 마을을 공격하여 약 200명을 살해하고 300명을 부상시켰다.

오픈도어는 교회가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10개 국가 중 하나인 중국(박해 지수 19위)의 기독교인 처우에 대해 다루었다. 2024년 세계감시목록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만 개의 교회가 폐쇄되거나 공격을 받았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폐쇄된 교회 중 가장 많은 수는 중국의 소위 ‘가정교회’에서 볼 수 있다”며 “이 용어는 종종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가정교회’는 원래 예배를 위해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가정 모임이지만, 많은 교회가 크게 성장해 호텔 시설이나 임대 사무실 같은 공공장소에서 집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문서는 “이 교회들은 종종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매주 참석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이제 끝났으며, 일부는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악용한 당국의 영향도 있었다”며 “가정교회는 이제 그들의 뿌리로 돌아와 덜 눈에 띄는 수많은 가정 그룹으로 쪼개졌고, 많은 교회들이 목회 지도자와 자원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브라운이 미국 정부가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보호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국제 무대에 진출하려는 국가들에게 종교 자유 보호를 확대하도록 장려할 것을 제안했다.

브라운은 “중국은 금융 강국이 되었지만 종교적 자유는 동반되지 않고 있다”며 “분명 이러한 정책들이 (종교 자유 보호) 사항들을 결합하여 무역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는 국가들로 하여금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