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목사(함께심는교회 담임)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그 자신이 일하는 목회자로 살아온 당사자다. 뉴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며 교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오던 그는 이중직 목회자들의 커뮤니티인 ‘일하는 목회자들’을 운영하며 갖게 된 고민과 대안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본 도서의 부제인 ‘일하는 목회자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처럼 이 책은 실제 일하는 목회자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중직이라는 표현의 유래와 오늘날 젊은 목회자들이 마주하는 답답한 현실, 그럼에도 희망을 길어올리느라 분투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25명에 달하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일하는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영성은 오히려 비목회자들의 그것에 가깝습니다. 하루 일과 즉 시간 사용이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이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목회자가 아닌 이들이 살아가는 하루와 일하는 목회자들이 살아내야 하는 하루는 매우 닮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누군가에게 공급하기 위한 목적의 영성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위한 영성을 먼저 필요로 합니다”고 했다.
이어 “반면에 일하는 목회자로 살아가면서도 이와 같은 교조화를 경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일과 목회를 병행할 때 마주하는 현실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물리적으로 두 가지 영역 모두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노동은 거룩하지만 그로 인해 목회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는 것은 극복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신념을 갖고 일터로 뛰어든 이들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된 이들도 있지만, 이들이 묵묵히 자리를 지켜내며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은 다름 아닌 경계(boundary)가 주는 유익입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예배라는 매개를 통해 공동체가 하나님을 경험하는 곳입니다. 매주 드리는 예배 가운데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미디어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또 높은 수준을 필요로 합니다. 매주 혹은 매일 이러한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성도들에게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보이지 않게 쌓이게 되면, 그것은 사역자 자신의 실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똑같이 주보를 만들고, 포스터를 제작하고, 사진을 찍지만, 이를 자기계발의 계기로 삼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몫입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우리는 대변혁의 시대, 모든 것이 완전히 새로워지는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일하는 목회자의 존재는 교회 생태계를 더욱 생동감 있고 다채롭게 만듭니다. 교회의 지속 가능성과 건강성이 높아지며, 복음은 일하는 목회자를 통해 세속에 더 깊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목회자의 존재는 더 이상 낯설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회를 만드는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