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퇴 목사님과 교제를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목회하면서 경험한 일화였는데, 어느 날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답니다. 예전에 교회를 다니시다가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한 성도님 따님의 전화였답니다. 어머니가 몹시 아프신데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싶어 한다는 전화였습니다.
목사님은 따님이 어머니의 귀에 대준 전화기로 인사를 나누고 그 성도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었답니다. 눈물에 흐느끼는 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리고, 목사님도 함께 울며 기도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답니다. 그리고, 3시간 후에 전화가 왔는데 그 성도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전화였습니다. 그 성도님의 이 땅에서 마지막 기도가 바로 자신과 나눈 기도였다는 것은 알고 목사님 마음에 여러 감정이 들었다고 합니다.
목회를 하면 이 땅에 태어난 출생을 함께 축하하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혼인할 때도 함께 축하해 주고, 그 가정에 귀한 생명이 태어나면 또 함께 예배를 드리고, 또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땅을 떠나는 마지막 한숨도 함께 할 때가 많습니다. 인생의 정거장에서 함께 교회라는 버스를 타고 한 곳을 향해 가는 일은 참으로 축복된 일입니다. 이민자의 삶에 교회라는 하나님이 직접 세운 기관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이며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입니다.
우리 교회 고령자 중 한 분인 이숙례 권사님이 얼마 전 ER에 들어가셨을 때, 그곳에서 만난 의사의 말을 듣고 사실 많이 낙심했었습니다.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과연 이곳에서 퇴원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습니다. 퇴원이 점점 미뤄지고 권사님은 점점 말라가시는 것을 보며 큰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얼마 전 퇴원하셨고, 또 어제는 문화대학에 오셔서 건강 클래스도 듣고, 식사도 하고 가셨습니다.
다음 주일에는 예배에 오시기 위해 지금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기도와 여러분들의 헌신에 의해 다시 회복된 밝은 모습을 보니까 이 또한 큰 기쁨이요 희로애락을 함께 한 교회에서 경험하며 인생의 버스를 함께 타고 간다는 것의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성도님들 모두가 건강하시고, 우리 다음 세대들이 믿음으로 열매 맺기를 늘 기도합니다. 희로애락이 일곱빛깔무지개처럼 우리 삶에 신앙의 빛으로 아름답게 비추는 것을 봅니다.
[이민규 칼럼] 희로애락 무지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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