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길과 믿음의 길의 차이점이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의 길은 정보나 자기 지지기반 등, 모든 수단과 능력을 동원해서 '확실성'을 추구합니다. 이렇게 확실성을 추구하려면 결국 이성이 뒷받침되고 경험을 따르기에 자기중심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믿음의 길은 '신뢰'를 추구합니다.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의 3친구는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을 믿기에 느브갓네살의 금신상에 절하라는 왕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습니다. 불 풀무에 들어가 죽게 되는데도, 하나님을 신뢰하여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설령 하나님이 "그리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살든지 죽든지 상관없이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이렇게 신앙은 확실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는 길을 가므로 새 역사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는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확실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현대인의 영성을 깨운 헨리 나우웬의 인생 마지막 책, '마음의 길'은 '고독, 침묵, 기도'라는 3개의 표제로 구성된 짧은 책인데, 제일 많이 나오는 단어가 65회나 나오는 '신뢰'라는 말입니다. 이런 신뢰는 내 느낌, 내 감정, 내 의지와 같이 내 안에 있는 것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내게서 나오는 신뢰는 결정적인 위기나 어려움을 만나면 다 깨어지게 됩니다. 무너지지 않는 신뢰는 오직 하나님을 알 때,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께 집중할 때 생기는 것입니다.
모세는 출애굽의 백성들이 광야의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가나안 땅의 힘든 정복전쟁을 잘 이길 수 있도록 창세기를 썼습니다. 그런데 창세기에는 "의심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용기를 내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은 누구신가?' 즉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관자이시고 그들의 조상들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요셉과 함께 하셨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바라보고 집중하면 신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에서 그냥 잘 살고 있었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친척, 친구, 고향과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응답합니다. 특별히 가장 중요한 독자 이삭을 번제물로 드리라는 시험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하여 순종합니다. 어떤 슬로건과 이성의 힘으로 자기 아들을 죽여서 번제로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아브라함은 흉년의 가나안 땅에서, 또 애굽에서 아내를 빼앗겼을 때, 역사하셨던 하나님을 확실히 알고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우리들도 예배와 기도와 봉사와 선교에 자기부인의 희생이 있는 진정성을 갖는다면 하나님을 체험하므로 신뢰하게 되고, 그럴 때 인생을 바꾸는 믿음의 역사들은 이루어질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