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약간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모두 함께 용기를 낼 수 있습니까?" 기도회를 마친 뒤 스테이지에 오른 찬양 리더의 질문에 650명의 학생들이 "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답이 성에 안 찼는지 찬양 리더는 재차 물었습니다. "그것보다 좀 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용기를 낼 수 있습니까?" "네!!!" 학생들은 강당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습니다. 학생들은 헤드 뱅잉을 하는 찬양 리더를 따라 두 손을 들고, 껑충껑충 뛰며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고, 마지막 밤 예배는 그렇게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간 샌디에고에서 있었던 제 6회 SFC National Conference가 은혜 가운데 잘 끝났습니다. 연인원 650명의 학생들이 "In the name of the Lord Almighty"라는 주제 아래 말씀과 찬양, 그리고 기도로 함께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었던 참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매 4년마다 열리는 전국 학생수련회가 이런 저런 이유로 8년만에 열리게 되었고, 특별히 펜데믹으로 인해 잔뜩 움추려 있었던 상황을 돌파해서 650여명의 학생들이 모일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컨퍼런스는 말씀에 은혜가 참 많았습니다. 저녁 강사로 나선 대니 권 목사님은 30년 경력의 중고등부 전문사역자 답게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아이들의 마음을 도전했고, 아침 강사였던 요엘 김 목사님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학장님 답게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는 주제를 십자가 복음으로 잘 풀어냈습니다. 다윗이 외치며 나갔던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이 결코 모든 것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 주는 요술 방망이와 같지 않음을, 죽음 저 뒤편의 영광을 보며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던 바울의 삶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정말 귀한 말씀들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말씀의 은혜는 많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도전을 받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처럼 자기 영광을 위해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엔지니어만 되려고 애쓰지 말고,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이 되라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죄를 지었다고 그냥 울고 있지만 말고 회개하고 세상으로 나아가 소금과 빛 된 삶을 살 것을 결단도 했습니다. 옳은 말씀이고 참 감사한 결단입니다. 그런데 소금과 빛 된 삶을 살기 위해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것을 아이들에게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수련회를 통해 만난 예수를 잊어버리지 않고, 늘 그분과 동행할 수 있도록 날마다 말씀을 통해 동일한 예수를 만날 것을 권면하지 못했습니다. 껑충껑충 뛰며 함성을 지르는 용기보다 날마다의 삶에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권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는 것은, 그 말씀의 은혜가 앞으로도 아이들을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점핑과 함성에 용기를 내기 보다, 자기를 부인하고 주님을 따라 십자가를 지는 일에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날마다 낯을 하나님께로 향하고 오직 주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