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교회의 본질 - 교회 안 성도들 간의 수평적인 관계 회복 (엡 2:11-22)
에베소서 2장 후반부에서는 구원의 공동체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평화를 통해서 이방인들도 유대인들과 동일한 시민 (συμπολῖται τῶν ἁγίων)으로 모든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이방인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의 가족 (οἰκεῖοι τοῦ Θεοῦ)이라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이러한 가족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모습을 지향하고 있는가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좋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만 하면 모든 문제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동안 한국 교회가 대형 교회가 되는 것만을 추구하면서 주일 예배에 모이는 사람들의 숫자에만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면 과연 그 모습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룬 평화와 가족적 사랑을 드러내는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에베소서 2장 후반부에서 바울은 교회를 건축물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건물이 모퉁잇돌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하고 지어진다고 합니다. 이 모습은 교회가 한 몸을 이루어 가면서 성장해 가는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교회 조직을 확장하고 조직화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관계를 확장해 가는 것입니다. 이는 서로의 삶을 통해 엮이고 성장하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건축물은 여러 건물이 모인 연합체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물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한 몸으로 연합을 이루는 것이고, 적대적 담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기초로 그분 안에서 자라가는 것입니다.
많은 한국 교회는 "가족 같은 교회"라는 표어를 사용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과 같은 교회" 즉, 교회는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지만 에베소서 2장 후반부를 보자면 교회는 가족이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비록 생물학적 가족은 아니라도 어떤 형태의 차별이나 구별도 존재하지 않는 영적 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삶을 나누면서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는 교인 수를 마치 담임 목회자의 능력이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잣대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인 수와 연간 예산을 기준으로 건강한 교회 척도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 어디에도 사람들을 많이 모으면, 목회자 능력이 뛰어나다거나 성공한 목회자라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교회 성도 수와 연간 예산이 최소 얼마 이상은 되어야 교회다운 교회라고 말씀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교회는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회는 영적인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영적인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과 성도 개인들 간에 수직적 화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수직적 화해는 수평적 화해의 동력이 되고 나아가 이 동력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영적인 가족까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서 영적 가족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수평적 화해가 동력이 되어서 교회 밖의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이 동력을 통해서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해서 땅끝을 바라보면서 기도하고 그곳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만 합니다. - 달라스 생명샘 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