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4일에서 27일까지 뉴저지주 잉글우드에 소재한 뉴저지연합교회(담임 고한승 목사)와 뉴저지주 포트리에 소재한 더블트리호텔에서 “변화를 넘어서 새 길을 향하여(사 43:18-19a)”라는 주제로 열린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회장 이철구 목사, 이하 한교총)에서 연차 총회에서 글로벌감리교회 한인 연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또 현 임원진 전원은 사퇴하고,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전직 총회장들을 비대위원으로 추대했다.

이번 연차 총회는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라기보다 글로벌감리교회(이하 GMC) 한인교회총회를 방불케했다.

교인총회에서 교단 탈퇴안을 통과시키고, 연회의 인준을 통해 남부플로리다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했다. 글로벌연합감리교회로 이적한 한교총 총회장 이철구 목사는 환영사에서, “2023년 한교총 연차 총회는 미 전역의 목회자와 평신도 대표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전통주의 감리교단인 GMC에 대해 논의하고, GMC에 참여할 교회를 중심으로 GMC 교단 내 한인 연회를 준비하는 발걸음을 내딛는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가 환영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대회는 미래목회 트랜드 등을 연구하는 목회데이터 연구소의 지용근 대표가 줌을 통해 발표한 <미주 한인 교회 교인 의식 조사 주요 결과>를 제외하고, 모든 시간이 GMC 내 한인 연회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를 다룬 <한인 연회 TF> 보고와  같은 GMC와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교총 선교총무이자 글로벌감리교회 임시리더십위원회 위원인 류계환 목사는 GMC 교리와 장정을 소개하고, 연합감리교회와 글로벌감리교회의 장정을 비교했다. 특히, 연합감리교회의 성경에 대해, “성경은 기독교 교리의 근원적 출처이며 기준”이라고 기록된 장정의 내용을, “실제로 수정 또는 다른 근거로 재해석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글로벌감리교회는 “성경은 믿음, 도덕, 사역의 근원적 원칙과 권위를 가지며, 모든 권위 있는 자료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지만, 정작 본인이 발표에서도 밝혔듯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또한 류 목사는 “동성 결혼과 집례가 현 장정에서는 금지되어 있지만, 2024년 총회에서는 이에 관한 내용이 개정될 것이다.”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2024년 연합감리교회 총회의 청원안 접수는 9월 6일까지 가능하고, 여러 청원안이 그 사이에 접수될 수 있어,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류 목사는 목회자의 파송에 대해서도 “GMC의 파송 제도는 개체 교회, 감독, 목사가 동의해야 하는 시스템이며, GMC에서는 파송 보장제도가 없다. 여성/소수 인종 목사 파송에 대해 분명하게 결단한다.”라는 선언적인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개체 교회의 파송에 대한 결정권을 존중하면서, 개체 교회에서 여성 또는 소수 인종 목사의 파송을 거부할 때, 파송 보장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여성/소수 인종 목사의 파송이 가능한지에 대한 추가 설명은 없었다.

한인 교회 교단 탈퇴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 9 교회가 이미 절차를 마치고 GMC에 가입했으며, 17개 교회가 교인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교단을 탈퇴하기로 의결했고, 14개 교회가 교인총회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류 목사는 보고했다. 현재 교단 탈퇴는 개체 교회의 세례받은 등록교인 2/3 이상의 찬성 의결과 해당 연회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된다.

교인총회를 통해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기로 결의한 뉴저지연합교회의 담임이자 한교총 부회장인 고한승 목사는 “한인 연회 연구회로 모여서 연구한 결과 한인 연회를 준비하는 위원회를 시작하려 한다. 6월 말이면 GMC에 가입하는 교회들이 확정되는 데, 그 전에 연구위원회가 준비위원회가 되도록 허락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고 목사는 이어 내년 1월 한인 연회를 구성하고, 7-8월쯤에 연회로 모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인 연회 TF는 보고서에서, “GMC의 과도기 장정에는 한인 특별연회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한인 교회들의 연대 연합으로 영적 시너지를 이루고, 연대사역헌금을 통한 한인 교회의 교회 개척과 선교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한인 연회가 필요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인 연회 TF는 한인 연회가 연회 사무실과 3개의 지방회 및 감독 1인과 감리사 3인 그리고 60개 교회 100만불 예산으로 시작한다고 말하고, 연합감리교회의 선교분담금에 해당하는 연대사역헌금이 개체 교회 1년 수입(건축 헌금, 모기지, 특별 헌금 등을 제외한 교회 재정 결산액)의 1%-5% 정도로 책정되어 배당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인 연회와 관련한 패널 토론에서는 연대사역헌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포함해, 한인 연회의 현실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미 글로벌감리교회에 가입한 텍사스주 킬린에 소재한 뉴게이트교회의 담임이자 미드텍사스 잠정연회의 감리사인 소정일 목사는 “연대사역헌금이 1%-5%라고 하지만 모든 것을 계산하면 사실상 연합감리교회의 선교분담금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연대사역헌금으로 한국 교회가 체면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뉴저지연합교회의 평신도 대표로 참가한 양훈 장로는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분담금 액수를 따지지 말자. 너무 돈을 생각하지 말자. 사실, 진행하다 보면 더 많은 돈이 든다. 약속은 소박하게, 소망은 좀 더 크게 갖자.”라고 덧붙였다.

김응용 목사가 담임하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한인연합감리교회도 교인총회를 통해 교단 탈퇴를 의결했다.

김 목사는 “왜 한인 연회를 하려고 하는가를 정확히 해야 한다. 단지 행정적인 것을 바꾼다고 해서 UMC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준비하느라 수고했지만, 현실하고는 상당히 동떨어진다.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40개 교회가 연회를 할 수 있는가? 심지어 모이기도 쉽지 않다. 5년 임기의 감독제가 더 정치적인 조직으로 변질될 수도 있고, 희망적인지 부정적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막연한 구호에 머물지 말고, 한인 교회 전체가 교회 개척과 전도에 집중하고, 주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평신도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고백이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모인다는 의미보다 지향점이 중요하다. 한인 연회 비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라고 의견을 발표했다.

뉴저지연합교회의 양훈 장로는 “한인 영성이 무엇인지 먼저 짚고 넘어가자. 연합감리교회의 장정에는 인종에 기초한 연회를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하지만 GMC는 한인 연회를 허락한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한국에서처럼 돈 봉투가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또 GMC가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탬파 한인감리교회의 담임인 한명훈 목사는 “소수의 한인 교회 모임에 감독이 필요한가? 감독제도가 우리에게 필요한지 검토해 보자.”라고 제안했다. 탬파 한인감리교회는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했다.

하와이 아이에아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이성현 목사는 한인 연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연합감리교뉴스의 질문에, “힘들고 어렵겠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현재 아이에아 교회는 교회총회를 통해 교단 탈퇴를 의결했다.

한교총 사흘째인 수요일 오후에 진행된 “한인 교회를 위한 다음 단계”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는 목사들과 평신도들이 자신의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과정을 나눴다.

이날 사회를 보던 한교총 총무이자 대뉴저지 연회 소속의 체리힐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김일영 목사가 “김광태 목사가 담임하는 북일리노이 연회의 시카고제일 한인연합감리교회가 4월 18일 교회총회에서 교단 탈퇴안을 투표로 통과시키자마자 연회에서 김 목사의 파송을 4월 30일 자로 중단/변경시켰고, 교단을 탈퇴하기로 한 같은 연회의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최기환 목사의 정회원 목사 안수 과정도 중단됐다. 그 외에도 칼팩 연회와 서노스캐롤라이나 연회 등에서 교단 탈퇴와 관련해 불이익을 당하는 한인 목사가 있다.”라고 전하면서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체리힐교회도 교회총회를 통해 교단 탈퇴 투표를 통과시켰고, 연회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 연회에 속한 후러싱제일 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이자 한교총 고문인 김정호 목사는 연합감리교회를 떠나는 한인 교회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자기 성찰과 철저한 반성을 주문했다.

“나는 우리 한인교회의 가장 큰 약점이 자신을 객관화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며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너무 감성적이고 감정적이다. 무엇보다 내 편과 반대편을 가르고, 내 편이 아니면 ‘나쁜 편’으로 단정해버려 회의를 할 수도 없다. 타협하고 합의한 후 결정되면 합력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데, 지금 우리가 한인 연회의 한인 감독을 뽑을 때인가? 우리가 연합감리교회를 쉽게 비판하지만, 그렇게 철저하게 과정과 법을 존중하는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참하게 갈등과 아픔을 겪는데, 그런 훈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인교회들이, 그중에서도 소수가 ‘연회’를 만들겠다는데, 정말 하늘의 도움을 간구할 뿐이다.”

김 목사는 한인 교회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분에 대해 언급하며,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요청했다.

“우리가 남거나 나가거나 우리의 잘못을 먼저 하나님 앞에 회개하자. 나가도 남아도 모두 바울과 바나바와 같은 선교적 동반자요, 동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가는 교회들은 UMC를 욕하지 말고, 남는 교회는 나가는 교회들을 괴롭히고 어렵게 하지 말아라. 한인 교회와 목사들이 교단의 전쟁에 총알받이 하는 부끄러운 일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

2023년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의 마지막 날인 4월 27일, 회장인 이철구 목사는 “남은 교회들이 불안해한다. 내년 교단 총회가 열릴 때까지 한교총이 존속해야 남아 있는 교회들을 도울 수 있다. 한교총이 존속해야 하는데, 현 임원들이 섬기는 교회들이 이미 교단을 탈퇴했거나 교단 탈퇴 투표를 통과시켰기 때문에, 더는 한인교회총회를 이끌 수 없다.”라고 말하고, 현 임원진의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이날 한교총은 한교총 고문위원으로 있는 연합감리교 한인총회의 전직 총회장들을 향후 한교총을 이끌 비대위원으로 추대했는데, 그들 중 한교총 정관에 따른 한교총 회원 자격을 갖춘 목사는 이성현 목사와 김정호 목사 두 명이다.

사바나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이자 한교총의 회계인 박진원 목사는 “2023년도분 개체 교회의 회비 납부액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특별지정 선교헌금으로 25만 435불이 모였고, 그중 우크라이나에 8만 2천 불, 연합감리교 구제위원회에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10만 불을 보낸 후, 현재 6만 8천 435불이 남아 있다.”라고 한교총 재정 상태에 대한 보고를 했다.

이번 연차 총회 등록자는 81명이었다. 이는 이미 GMC에 가입한 교회의 목사와 평신도 그리고 탈퇴 과정에 있는 연합감리교회의 소속 목사와 평신도 등이 배우자와 함께 등록했음에도, 이전 총회에 비해 참석자가 대폭 감소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교단을 탈퇴하기로 교회총회에서 의결한 알라바마주 몽고메리 주님의교회의 평신도 대표로 참석한 박창주 권사마저 “이번 모임에 한 분의 여성 목회자도, 2세 목회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젊은이들과 2세를 위한 목회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지적한 점은 한교총이 두고두고 고민해야 할 뼈아픈 지점이다.

기사 출처: 연합감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