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공회 공동체가 최근 동성 커플을 위한 사제의 축복 기도를 승인한 영국성공회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주 르완다의 키갈리에서 열린 ‘제4차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n Future Conference, GAFCON)에는 300명 이상의 주교와 450명 이상의 성직자를 포함한 52개국의 대표단 1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21일 발표한 ‘키갈리 서약문(Kigali Commitmen)’에서 “사제의 동성 커플을 축복을 허용한 영국성공회의 결정과, 동성애를 용납하는 성공회 교단의 권위를 일체 거부한다”고 밝혔다.

서약문은 “주님은 동성의 결합을 축복하지 않으시므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을 기원하는 교활한 기도는 목회적으로 기만적이며 모독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캔터베리 대주교와 다른 영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동성 축복을 지지하는 공식 성명은 오류를 추방하고, 성경적 진리를 지지하고 옹호하겠다는 그들의 서품과 봉헌 생활 서약에 대한 배신”이라고 명시했다.

서약문은 ‘동성 결혼의 합법화 또는 축복’에 반대하는 1998년 램버스 회의의 결의안 I.10을 인용, “성경의 정통성을 떠난 지방, 교구 및 지도자는 성경의 가르침을 지키지 못한 것을 회개하라”로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회개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성공회 공동체 내에서 지도력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고 간주한다”면서 “정통파의 대주교 및 기타 지도자들과 협력하여 성공회를 성경적 기초 위에 다시 놓을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대표단은 세계성공회 공동체가 제자리를 찾을 것을 촉구하며, 최근 글로벌사우스펠로십성공회(GSFA)가 합류했다고 언급했다.

그들은 "GSFA와 GAFCON 대주교 모두는 위에 명시된 정통성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캔터베리 대주교를 더 이상 ‘동등한 자들 중 첫 번째’인 교단의 중보자 및 대주교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동체를 제자리에 두는 것은 시급한 문제다. 여러 관구의 법적 및 헌법적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하고 강력한 기초가 필요하다”며 “목표는 전 세계의 정통 성공회 신자들이 명확한 정체성과,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영적 고향, 안정성과 방향성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 체계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공식 관저인 ‘램버스궁(Lambeth Palace)’은 2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제4차 GAFCON가 발표한 키갈리 서약은 성공회 공동체의 구조에 대해 이전에 언급된, 동일한 많은 점에 주목시킨다”고 했다.

성명은 “앞서 캔터베리 대주교가 말했듯이, 이러한 구조는 항상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과거에도 그랬다”면서 “대주교는 최근 가나에서 열린 성공회 자문위원회 회의(ACC-18)에서 공동체 중보자의 동의가 없는 한, 성공회 공동체의 공식구조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램버스궁 대변인은 성공회 지도자들 사이에 “의견 차이와 불일치가 화합과 우애 속에서 함께 유지되도록, 공동체의 중보자를 검토하기 위해 끈기 있고,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로 광범위하게 지지했다”며 “대주교는 동료 주교들과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향후 이 문제와 다른 많은 문제를 그들과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영국 성공회 총회는 8시간 격론 끝에 사제의 ‘동성 커플 축복’이 포함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결혼에 관한 전통적 교리와 공식 기도문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정안은 결혼에 대한 전통적 정의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사제들이 동성 결혼식 축복을 거부하는 것을 허용한다. 앞서 지난 1월,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동성 결혼에 대한 축복은 허용하되, 교회에서 결혼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