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미 작가가 쓴 『젠틀 위스퍼』(규장, 2022)라는 책의 뒷 표지에 나오는 시가 하나 적혀 있다. 이런 내용의 글을 쓰려던 참에 딱 맞는 시 한 편이 소개되어 있어 너무 기뻤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난 너와 함께하고 싶단다!>
내 뜻대로 주님보다 앞서 달려가던 발을 멈추고
주님의 세미한 음성에 온 마음을 기울입니다.
발을 내딛기 전에 주님께 여쭤보고,
한 걸음 내디디고 또 여쭤보고,
다음 걸음 전에 여쭤보고,
또 한 걸음 걷고 또 여쭤보는 삶을 살기 원합니다!
제 맘대로 나대지 않고
제 맘대로 좌절하지 않기 위해
매일 말씀으로 하나님 마음을 받고,
기도로 하나님께 물으며
그렇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세요!
유학 시절, 3개월간 교회에서 '요한계시록'을 성도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다. 강의 첫날 첫 시간에 미리 주의시키는 말을 전했다. 요한계시록 강의를 들으러 온 분들 중 평소 궁금했던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시원한 답을 알고 싶어 참석한 이들이 반 이상일 것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평소 명쾌하고 시원한 답 제시로 성도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다른 성경 강의 때보다 더 많은 분들이 참석했음을 알 수 있었다.
'666은 누구인가?' '144,000명은 누구인가?' '지구의 종말은 언제 일어나는가?' '휴거는 누가 하는가?' '7년대환란 때 우리는 어디에 있을 것이며, 땅에 남은 자는 어떻게 되는가?'와 같은 내용들에 지대한 관심들을 갖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만일 그런 것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참석한 이가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한계시록을 주신 목적과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요한계시록 강의나 집회에 참석한 후 '혹시 들림 받지 못하고 이 땅에 남아서 7년대환란을 겪게 되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에 빠지게 된다면, 그 강사는 잘못된 가르침을 전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요한계시록은 '종말이 임박하면 엄청난 핍박과 전쟁과 고난이 닥칠 터인데, 하나님의 백성들의 미래는 안전하게 보장되어 있으니 절대적으로 안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책이다.
요한계시록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때문에 요한계시록에서 좀 전에 소개한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주는 강사를 사람들은 많이 따르고 추종해왔다. 하지만 아니다. 절대 속지 말라.
하나님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신 적이 없으시다. 여호와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지 결코 '멀리까지 비춰주는 헤드라이트'가 아니다.
그렇다. 우리가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듯이 성경은 매일 매순간 우리가 섭취해야 할 '영적 양식'(spiritual bread)나 '일용할 양식'(daily bread)이다. 일주일 읽어야 할 분량을 하루 만에 다 완수했다고 내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성경을 읽지 않아도 된단 말인가? 하루 세 끼 배가 꺼지기 전에 끼니마다 허기를 채워야 하듯이 날마다 성경을 읽어야 한다.
구약시대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주워서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욕심 많고 게으른 사람들은 내일 모레 먹을 만나까지 한꺼번에 다 챙겨와서 집에 두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니 미리 챙겨와서 남겨둔 만나들은 다 썩어버리고 만다. 우리가 영의 양식을 섭취할 때도 마찬가지 원리가 작동된다.
위에 소개한 시의 내용에서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매순간 반드시 말씀과 기도로 그분께 물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말씀을 먹고 기도로 영적 호흡을 하는 이들이라야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그분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삶을 살 수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란 우리네 속담처럼 먼 길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 나아가라!
그렇게 가다보면 언젠가 목적지가 나타날 것이다.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계시는 '하나님 나라' '천국'이다. 그 천국이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모두 위엣 것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멋지게 잘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