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의 일부 목회자가 목사고시 시험 문제에서 폭력성을 띤 성경 구절이 출제되었다며 “해악을 끼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목사 후보생 시험을 관할하는 PCUSA 상설 ‘장로교 후보자 시험 협력위원회’(PCCEC)는 최근 성경 구절을 발췌하여 해석하는 목사고시 문제를 출제했다.
주석 시험에는 집단 성폭행과 첩의 죽음이 이스라엘 지파간 전쟁으로 이어졌던 사사기 19장이 지문으로 출제됐다. 그러나 일부 응시자들은 성적 폭력의 내용을 담은 해당 성구가 성폭행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위험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과거 성폭행 피해를 경험했던 오클라호마주의 엘라나 케펠 레비 목사는 온라인 서명 웹사이트인 ‘체인지.org’(Change.org)에 탄원서를 올렸으며, 7일 기준 1천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다.
레비 목사는 청원글에서 “목회자가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은 중요한 기술이지만, 극단적인 폭력과 성폭력을 다룬 이야기는 응시자와 독자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폭력과 성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은 평생은 아니더라도, 수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야기를 읽고, 집중하도록 강요받는 것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그분의 멍에는 쉽고, 그의 짐은 가볍다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시험이 두려움과 해를 끼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리는 PCCEC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이러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사람 또는 사람들이 감독할 것에 동의하는 위원회의 약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PCCEC 의장인 로버트 라우리 목사는 지난주 장로교뉴스서비스(PNS)와의 인터뷰에서 사사기 19장이 “오늘날 교회 사역을 위해 미래의 목회자를 준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에 따라 선별됐다”고 주장했다.
라우리 목사는 “오늘날 교회의 현실은 목회자들이 성폭력과 폭력을 포함해, 20년이나 25년 전에는 회자되지 않았을 문제에 대해 그들이 섬기는 교구와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성경은 인류가 경험한 풍부한 내용을 다루는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는 목사고시의 요점이 “후보자들을 초대하여, 그들이 했던 준비와 목회 소명이 습득한 지식과 어떻게 교차하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안수 시험에서 이런 문제를 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집단지성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가정정의센터(Center for Family Justice)는 미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여성은 4명 중 1명, 남성은 6명 중 1명이 일생동안 성적 학대를 경험한다고 보고한다.
PCCEC는 오는 3월 열리는 장로교협력위원회 연례 회의에서 청원에 대해 공식 답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