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여성 할례 철폐의 날'(6일)을 맞아 에티오피아의 여아 권리 보호를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유엔은 매년 2월 6일을 '세계 여성 할례 철폐의 날'로 지정하고, 여성 할례 근절에 힘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30개국에서 최소 2억 명의 여성이 할례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은 430만 명에 가까운 여아들이 여성 할례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추정했다. 더불어 2030년까지 6천 8백만여 명의 여아가 할례의 대상이 될 것이며, 코로나19로 인해 성 불평등, 경제적 격차, 건강 위험 등으로 2백만 건이 추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성 할례는 유아기에서 15세 사이의 어린 여아를 대상으로 외부 생식기 일부를 자르거나 봉합하는 등 훼손하는 것으로, 조혼과 함께 여아의 권리를 침해하고 성별에 기반한 불평등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 할례는 수천 년간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이집트 등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 문화나 종교적 관습이란 이유로 행해지고 있다. 일부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는 여전히 여성 할례를 '소녀의 순수성과 결혼 자격'을 보장하는 문화적 관습으로 간주하고 있다.
대부분 마취나 소독, 의료 장비가 없는 비위생적 환경에서 이뤄지는데, 극심한 고통과 충격, 과다출혈, 파상풍이나 패혈증과 같은 세균감염, 영구적인 장애를 유발한다. 또한 이후 출산 합병증 및 신생아 사망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2020년 기준 15세에서 49세의 여성 65%에 달하는 2,500만 명이 여성 할례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티오피아는 국가 차원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국제아동권리 NGO 및 유엔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여성 할례와 아동 결혼 근절을 목표로 국가 단위의 로드맵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1970년 90%에 가까웠던 15세에서 19세 여아 할례는 30년 만에 47%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농업을 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에티오피아 동부의 아프리카 뿔 지역의 경우, 극심한 가뭄으로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하면서 아동의 교육 단절이 여아의 조혼과 할례를 가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동 결혼을 아동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경제적으로 제공 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 여성 할례를 결혼 준비 과정으로 여기는 악습에 부채질한다.
지난 11월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을 방문한 세이브더칠드런 장설아 인도적지원팀장은 "에티오피아에서 여성 할례나 가정 내 폭력의 경우, 관습적으로 이해되기에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 발생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보고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여아들은 최근 가뭄으로 인한 식수난으로 멀리까지 물을 길으러 가다가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어 여아 보호를 위한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여아들의 인터뷰를 통해 지역사회의 인식이나 시설 부족 등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 개선하며, 에티오피아 여아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