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이하 기감)의 가장 치열한 이슈 중 하나였던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탈퇴 여부와 관련, 교단 내 목회자는 10명 중 6명이, 평신도는 10명 중 7명이 탈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감 내 소식을 전하는 웨슬리안타임즈가 지난 12월 27일부터 3일간 교단 목회자 및 평신도 4,5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응답률 26.82%)를 25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NCCK 탈퇴를 원하는 여론이 실제로 감지됐다.
설문에는 총 726명의 목회자와 481명의 평신도가 응했다. 목회자 중 60.3%가, 평신도는 이보다 더 많은 수치인 70.7%가 '당장 탈퇴'를 지지했다. 목회자와 평신도를 합치면 64.5%가 NCCK 탈퇴를 주장한 것이다. 반면 목회자의 39.7%, 평신도의 29.3%만이 '탈퇴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교인수 별로는 탈퇴 찬성 응답률이 50명 이하의 교인이 있는 교회의 목회자가 61.7%로 가장 높았고, 500명 이상의 교인이 있는 교회의 목회자는 56.1%로 가장 낮았다.
평신도의 경우에는 교인수 500명 이상 교회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75%), 50~100명 교회에서는 탈퇴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비교적 높은 응답(36.2%)을 보였다.
기감, 지난 총회서 격론... 예장 통합도 문제 제기
한편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양일간 광림교회(담임 김정석 목사)에서 열린 기감 제35회기 총회에서는 NCCK와 세계교회협의회(WCC) 탈퇴에 대한 건의안에 올라와 격론이 펼쳐졌다. NCCK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반성경적이고 종교다원주의적이며 친북적이라는 것, WCC는 이단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탈퇴를 반대하는 이들은 "탈퇴가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우리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람을 파송해 예방해야 한다", "연구위원을 선정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차별금지법 성명서. ⓒNCCK 홈페이지 |
반면 찬성 측은 "이미 WCC나 NCCK는 기독교의 정신과 전혀 다른 정신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에 잘했어도 변질됐다면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여기서 결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이철 감독회장 등은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연구위원회 조직해 사실 관계를 정리하고 NCCK에 교단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결론지었다. 그러자 감리교인들이 결성한 'NCCK WCC 탈퇴를 위한 범감리교인 연합'은 즉시 성명을 내고 △NCCK·WCC에 대한 신학적 논의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미 때가 늦었다 △NCCK를 탈퇴하면 잃을 것이 많다는 주장은 감리교회가 배교단체에 억류돼 있다는 불행한 현실을 연장시킬 뿐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NCCK "획일화된 입장 강제 않겠다"
이후 기감은 총회 결의에 따라 NCCK 대책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0일 NCCK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NCCK를 구성하는 핵심 교단 중 하나인 예장 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NCCK의 입장을 묻고 차별금지법 옹호·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성명으로 혼란을 준 NCCK 인권센터의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NCCK는 지난 19일 제71회기 1차 정기실행위원회를 갖고 '대화위원회'를 구성해 두 교단의 활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홍정 총무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획일화된 입장을 강제하거나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회원교단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