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 구 오픈도어 USA)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에 다시 올랐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17일 2023년 월드와치리스트(WWL)를 발표했다. 1993년부터 매년 연초에 발표되는 이 보고서는 기독교인이 받는 박해와 차별 지수를 기준으로 세계 국가들의 순위를 매긴다.
북한은 지난해 1위를 차지한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최악의 기독교 탄압 국가에 올랐다. 그전까지 북한은 20년 연속 이 부문에서 세계 최악으로 평가받았다. 이 외에도, 상위 10개국에는 소말리아, 예멘, 에리트레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수단이 선정됐다.
GCR은 보고서 결과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시행 중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anti-reactionary thought law)을 증가하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 법은 2020년 12월 북한 당국이 한류 등 모든 외부 문화, 종교, 이념 등 공산주의 체제 유지에 반하는 요소를 금지하기 위해 제정했다.
리사 피어스 GCR 임시 최고경영자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이 “성경을 포함한, 서구의 영향을 받은 어떠한 인쇄물을 가진 사람도 박해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방법”이라며 “(북한이) 실제로 교회에게 이미 자행한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탈북자 티머시 조(Timothy Cho) 씨의 말을 인용해 “기독교인은 항상 체제 공격의 최전방에 놓여 있다. 북한 정권의 목표는 이 나라의 모든 기독교인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북한에는 오직 하나의 신 -김씨 일가만이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은 1년 만에 박해 지표가 1위에서 9위로 하락했으나, 실제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와치리스트의 창시자인 와이보 니콜라이는 CP에 “탈레반은 점령 기간 동안 많은 기독교인들을 죽였다. 그들은 더 이상 아프간에 없다”면서 “다른 많은 기독교인들은 도망쳐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기독교 박해의 온상으로 나이지리아를 꼽았다. 이 국가에서 종교적 동기에 의한 살해 건수는 1년 동안 4650건에서 5014건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2022년에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전 세계 기독교인(5623명)의 89%를 차지한다. 지난해 세계 기독교인 살해 건수는 2021년(5898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특히 사하리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박해국 상위 10개국 중 4개국(소말리아,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 수단)이 집중돼 있다. 프란스 비어만 월드와치 관리 이사는 “(사헬) 전 지역이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슬람국가(IS)와 유관 단체들의 목표는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대륙 전체에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올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먼은 “이들은 비폭력적이고 체계적인 이슬람화에 집중하는, 다른 이슬람주의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아프리카 정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부가 종교적 학살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 부정은 아프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 경고했다.
GCR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기독교인 가운데 3억6천만 명 이상이 차별과 박해를 받고 있으며, 이는 기독교인 7명 중 1명에 해당한다. 단체는 지난해 기독교인 박해가 “거의 30년 전 월드와치리스트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국제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International)는 미국 지부를 분리하며, 이름을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