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히잡 시위를 탄압하고 있는 이란을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남은 임기 동안 이란을 위원회에서 제외하는 새로운 경제사회이사회 결의안을 발표했다. 결의안에는 29개국이 찬성, 8개국이 반대했으며, 16개국이 기권했다.

결의안에 반대한 국가는 볼리비아, 중국, 카자흐스탄,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오만, 러시아 연방 및 짐바브웨다.

사회이사회는 2022년 9월 이후 이란 정부가 “평화적인 시위자들의 죽음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을 점점 더 억압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성명에서 “이란 여성들은 여기 유엔에서 이란을 여성 지위위원회에서 제외할 것을 분명히 요구했다. 이는 현명한 요청”이라며 “이란의 회원 자격은 위원회의 직무를 즉각적으로 저해하며, 우리의 신뢰성에 있어 오점이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는 “유엔 여성위원회에서 이란을 몰아내는 것이 정부 간 기구가 취할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사악한 정권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 명의 시위대를 살해했다”면서 “이 국가에 한자리가 주어졌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같은날 트위터에 유엔 결의안을 환영하며 “젠더 아파르트헤이트(성차별) 국가에 대항하여 총과 총알에 맞서온 이란 혁명가들의 승리다. 이것은 마흐샤 아미니가 밝힌 이란 혁명의 불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이란 여성들이 테헤란의 버스 안에서 도덕경찰에 저항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 영상에는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과 싸우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중 한 여성은 “우리는 매일 히잡을 벗고 더 이상 도덕경찰의 괴롭힘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지난 9월 이란에서 히잡을 허술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22)가 구금 도중 3일 만에 의문사하자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이란은 여성이 외출할 경우 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을 착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10월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자 유엔 조사위원회에 이란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누리 투르켈 USCIRF 의장은 성명에서 “이란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시위대에 대해 과도하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하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란 보안군이 종교적 자유를 추구하는 시민들이 처벌받거나 침묵당하지 않도록 이란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를 지원할 것을 바이든 행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에 따르면 이란 시위 도중 과격 진압에 의한 사망자는 지난달 22일 기준 300명을 넘어섰으며, 아동 사망자는 4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