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12월의 첫 주입니다. 올해가 이제 단 한 달 남았습니다. 지난주는 시애틀의 첫눈도 오고 그 눈이 얼기도 하면서 교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나무도 더 단단해지고, 해로운 벌레도 없어지게 하면서 자연적 정화 작용을 합니다. 그렇지만 추위와 눈에 최적화되지 않은 시애틀의 사람들에게는 눈과 얼음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 추위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웃이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지난주 남가주 사랑의교회의 특별새벽기도에 수요일과 목요일 강사로 다녀왔습니다. 사랑의 교회는 특별새벽기도가 교회의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합니다. 일 년에 두 차례 하는 이 집회에 코로나 전에는 본당에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 3시부터 교회에 왔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새벽 일찍부터 나와 본당을 꽉 채우고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감동이 되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나와 함께 찬양하고 기도의 향기를 주님께 올려드리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좋으니 하나님은 얼마나 더 좋으실까? 그리고 그 기도를 얼마나 기뻐 받으실까 상상하며 말씀을 섬겼습니다.

이번 주의 말씀은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일으키신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기적은 가난한 그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기적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만 있다면 배를 곯지 않으리라 생각만 해도 그 사람들은 행복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적에는 아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병이어입니다. 이것을 드린 한 소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만일 그 소년이 이까짓 것으로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을까? 가져가면 이걸 누구 코에 붙이냐며 핀잔을 듣는 것은 아닐까 많이 고민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 온 안드레 역시 같은 의심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일을 보며 내가 이것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 먼저 듭니다. 이 세상의 많은 굶주린 사람들을 보며 내가 드린 이 푼돈이 무슨 기적을 일으킬 것인가 생각합니다. 선교지에서 보내오는 많은 사역을 들으며 이 적은 돈 보내 봤자 그곳에 무슨 변화의 조짐이나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모든 사람의 의구심을 단번에 날려 버리셨습니다. 한 소년이 드린 자기 양식이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 남게 하는 기적을 낳게 하였습니다. 의심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기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손에 든 것은 보잘것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놨다가 오히려 핀잔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품으신 긍휼한 마음이 내 안에도 있을 때, 내 손에 든 작은 것들은 이 세상을 먹일 수 있는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주변의 이웃들을 긍휼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내가 오늘 어떻게 양식을 먹을까 보다, 우리의 이웃이 나를 통해 어떻게 일용한 양식을 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형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 마음을 통해 하나님은 이 세상에 기적을 가져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