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국제사랑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한국 최초의 기독교 뮤지컬 영화 '머슴 바울'이 24일 개봉을 앞두고 부산극동방송, 감리교신학대학교, 고신대학교, 여의도순복음교회, 아신대학교, 서울극동방송, CGV 여의도, 만나교회 등에서 시사회를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극동방송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해설가이자 영화 평론가인 강진구 교수(고신대)의 '해설이 있는 명화극장'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는 전좌석이 매진될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본격적인 시사회에 앞서 최종태 목사(서대문교회)는 "사단 마귀는 이 세상에 자기 문화를 곳곳에 심고 하나님 없이 살 수 있다고 자기 만족에 젖어들게 하지만, 종말은 죽음, 사망, 비참함을 보게 된다. 이런 시대와 환경에서, 권혁만 감독님께서 한국 최초의 목사 일대기를 영화화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나님께서 김창식을 부르신 것처럼 저희를 부르실 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본다. 김창식 목사와 사도 바울처럼, 그리스도 한 분으로 충분하고 성령의 임재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살아가는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탁하신 지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진구 교수가 '머슴 바울'에 대해 "기독교 역사에서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이라며 "영화 '머슴 바울'은 한국 목회자와 서양 선교사의 연합을 볼 수 있다. 김창식과 주변 선교사를 통해 한국의 기독교 역사를 배울 수 있다"며, 영화를 만든 권혁만 감독(전 KBS PD)에 대해 "권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순결한 신앙의 면목을 보고, 민족의 사랑을 배웠다. 능숙하게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전할지 이미 관록이 있는 감독"이라고 평했다. 이후 영화 상영이 이어졌다.
▲서울 극동방송 시사회 현장. ⓒ김신의 기자 |
영화 '머슴 바울'은 '조선의 바울'이라 불리는 머슴 김창식이 조선인 최초의 목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 기독교 최초의 뮤지컬 영화다. 일생 동안 쉬지 않고 교회를 개척하고 사람들을 돌보는 김창식 목사의 모습이 '바울'의 행적과 흡사하다고 해서 '조선의 바울'이라 불린다.
영화는 서양인들이 조선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괴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올링거 선교사의 집에 머슴으로 들어가게 된 김창식이, 소문과 달리 천한 머슴인 자신에게도 친절히 대하는 선교사 부부에게 감동을 받으며 기독교인이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는 제임스 홀 선교사가 전해준 산상수훈(산상설교) 구절을 읽고 감명받아 1901년 세례를 받은 후 조선인 최초의 목사가 된다. 이듬해 제임스 홀 선교사와 함께 평양 선교 사역에 동참하게 되지만, 평양은 청일전쟁과 기독교 박해로 피해를 입은 부상자들과 전염병 환자를 돌보며 선교에 힘쓴다. 그는 전국을 누비며 일생 동안 48개 교회를 개척했고, 115곳의 예배 공동체를 섬긴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머슴 바울'은 '빌리 엘리어트', '라스트 챈스', '바보 사랑', '비커밍 맘', '1919 필라델피아'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뮤지컬 배우 김영훈이 주연을 맡아 김창식 목사의 삶을 진정성 있게 녹여냈다. 또 권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권혁만 감독은 1990년 KBS에 입사해 '특종 비디오 저널', '소비자 고발', '환경스페셜', '추적 60분'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한 바 있으며, 기독교인이 된 후 KBS 성탄 특집 '죽음보다 강한 사랑-사랑의 밀알 손양원',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일사각오' 등을 연출했다.
▲권혁만 감독(오른쪽)과 강진구 교수(왼쪽). ⓒ김신의 기자 |
영화 상영 후 무대에 선 권혁만 감독은 "KBS 입사 후 7년 정도 됐을 때 예수님을 만났다. 부정적 방송이 사회를 변화시킬 순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예수님을 알고 나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게 무엇인가 고민했다. 말씀을 듣는 가운데 마음의 부담감이 생겼고 소명이 생겼다"며 "도쿄 특파원을 마치고 저랑 '추적 60분' 했던 분이, 믿는 분도 아닌데 '울지마 톤즈' 다큐멘터리를 하는 걸 보고 도전을 받았다. 그때 손양원 목사님을 알게 됐고, 영화를 제작해야겠단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또 권 감독은 "지난해가 김창식 목사가 안수받은 지 120년 되는 해였다. 감리교에서 그분을 기리기 위해 저를 서너 번 찾아왔는데 안식년 중이어서 곤란했고, 김창식 목사를 몰랐다. 조사를 하다 보니 영화를 만들려 마음을 먹었는데, 회사에서 안식년 중에는 제작이나 연출을 할 수 없는 규정이 생겼다.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 사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제작비 문제"라며 "특수효과 등 미술팀이 영화에서 중요한데 따로 없었다. 스태프가 다 했다. 또 김창식 목사가 10대 때 집을 나와 여러 일을 했는데, 그 상황을 전하지 못했다. '본 어게인' 하는 장면을 극적으로 담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강진구 교수는 "다음주 이 영화가 개봉하고, 이달 말에 가톨릭에서 최초의 사제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는데, 가톨릭 영화 제작비는 120억이다. 조금만 관심이 있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나왔을 텐데, 평론가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그렇지만 돈 때문에 작품이 좌지우지된다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다"고 권혁만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작품, 손정도 목사 영화에 대한 관심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