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국제총회 본부 제주도에 설립하는 이유?
무비자 체류 가능, 재교육 및 안수 차 방문 용이
기존 총회 답습 비성경적 제도와 인본주의 철폐

제주도에 총회 본부를 둔 한국 최초의 공교단이자 국제 총회인 마스터스 개혁파총회(Masters Reformed Church Assembly)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기념일인 지난 10월 31일 창립예배를 드리고 총회 설립을 알렸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는 제주도에 본부(법인)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국제총회를 구성, 해외 선교지에 난립한 무자격·무소속 사역자들을 합법화(안수)하여, 개혁파 신학에 의한 신학과 신앙의 일치 등을 추구할 계획이다. 국제 신학 컨퍼런스(제주포럼)도 정례화하고, 리폼드센터 10대 미션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총회는 설립 직후 비전에 따라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총회명을 영어로 한 것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 창립예배에서 최더함 목사는 "기존 총회들이 답습해온 비성경적 제도와 인본주의적 사역들을 철폐하고, 오직 성경대로 규칙하고 사역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총회 설립을 주도한 임시의장 최더함 목사로부터 총회 설립정신과 방향, 비전 등을 청취했다. 인터뷰는 서울 은평구 북한산성 인근 바로善개혁교회에서 진행됐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2010년경 중국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됐습니다. 현지 신학교 특강을 위해 방문했는데, 안수받지 않은 사역자들과 무소속 사역자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우리 선교사들이 신학교만 운영했을 뿐, 졸업 이후 이들이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국 내에만 무소속·무안수 사역자들이 2만여 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충격을 받고, 귀국 후 여러 총회에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몽골 등 선교지 신학교 졸업생들의 안수와 사역 지도, 현황 등에 대해 알아봤지만 정보나 통계를 갖고 있거나 대책을 마련해 놓은 곳이 없어 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생겼고, 8년 전인 2014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동역자들과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10가지 미션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총회를 설립했습니다."

-총회를 조직하기까지, 어떤 한국교회 현실에 주목하셨습니까.

"첫째로 한국교회는 지나치게 개교회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각자도생의 현실입니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현황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조직과 체계를 벗어난 일탈적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경계선마저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대표기구 부재와 지도력 상실 등으로 우리 한국교회는 '따로국밥' 신세입니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체계 없이, 모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엇보다 헌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성경이 지지하지 않는 제도나 사역들은 반드시 되짚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년짜리 총회장 선출에 총회 전체가 힘과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집사와 장로 직분의 계급화도 문제입니다. 성경이 언급하지 않는 목회자 정년 문제, 여성 사역자 활용 문제, 구태의연한 각종 교회 공식 문서들을 방치하는 문제 등 수많은 개혁적 과제들을 갖고 있습니다." 

마스터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창립총회 기념촬영. ⓒ크투 DB

-많은 이들이 문제의식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종교개혁 시대로 돌아가서 답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의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왜 수많은 종교개혁가들 중 칼빈의 유산이 우리에게 전수됐을까요?

마르틴 루터를 비롯해 부처와 츠빙글리, 파렐 등 기라성 같은 종교개혁가들이 활약했지만, 우리는 칼빈의 유산과 전통을 이어받아 개혁주의, 개혁신학이라 부릅니다. 칼빈의 무엇이 우리에게 전수됐을까요?

다른 종교개혁가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완수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칼빈은 그 개인적 차원과 더불어 공동체적 유익을 이루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칼빈은 개인적 소명뿐 아니라, 제네바를 중심으로 기독교회의 기본적 기틀을 세우기 위해 각 사역별로 시스템을 정비한 것입니다.

그가 만든 시스템 때문에 오늘날 많은 제도가 창설되고 전수됐습니다. 그가 만든 제네바 의회는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의회 제도의 모델이 됐고 제네바 치리회·목사회·구제회·선교회·아카데미 등 그가 만들어 놓은 각종 시스템은 오늘날 장로교회의 유산이 됐습니다.

저도 그런 점에서 '사람은 가도 시스템은 남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찾은 해답이,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적절한 시스템을 구비하고 시스템 사역으로 전환할 때 희망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여기서 저희가 추구하는 10가지 미션이 나왔습니다. 이 10가지 미션을 누가 주도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10여년 간 준비한 끝에, 마스터스 개혁파총회를 설립했습니다."

-그 10가지 미션이란 무엇입니까.

"마스터스 총회 사역, 신학 사역, 목회 사역, 선교 사역, 교육 사역, 복지 사역, 정보 관리, 미디어 사역, 사회 참여, 재정 사역 등입니다. 힘을 모아 이 10가지 사역을 각 시스템으로 구비하여,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10가지 사역만이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거나, 우리만 옳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100가지 이상의 사역이 필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총회를 창립한 것입니다.

칼빈주의의 유산인 개혁주의 신학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개혁신학 포럼을 운영하고, 개혁파 목회자들의 재교육과 교제를 위해 마스터스 클럽을 운영할 것입니다. 향후 제주 지역에 선교센터를 세워 개혁신학으로 무장한 선교사를 교육 훈련시켜 파송할 것입니다. 교육 사역으로는 아카데미와 세미너리가 있고, 복지 사역으로 두손클럽을 통해 장애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데이터연구소는 한국교회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통계 수치화하는 일을 맡을 것입니다. 어느 날 남대문을 갔는데, 한 사모님이 요구르트 배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물었더니, 목사님이 돌아가시니 생계가 걱정돼 할 수 없이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각 총회에 홀사모나 중병을 앓는 사역자들에 대한 통계를 요청했지만, 이러한 기초적 자료가 전혀 파악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 관리 분석하는 연구소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구상 중입니다.

미디어 사역으로는 리폼드북스를 운영 중이고, 리폼드티비를 통해 향후 유튜브 등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사회 참여는 한국교회 최초로 대변인제를 신설해 사안별로 우리의 입장을 '마스터스 뉴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재정 사역을 위해서는 기부금 후원금도 있지만, 영어 학원을 운영하는 등 자체 수익 사업으로 재정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최더함 박사(Th.D/역사신학, 바로선개혁교회)
▲최더함 목사. ⓒ크투 DB

-제주도에 총회 본부를 두신 이유는. 

"아시다시피 마스터스 개혁파총회는 최초의 '국제 총회'로 설립됐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몽골, 인도 등의 사역자들을 섭외하고, 목회자들을 국내 노회와 총회에 가입시키기 위해 무비자 방문이 가능한 제주도를 선택했습니다. 제주도의 법인 허가비가 저렴하기도 합니다(웃음). 현재 몽골 2명, 중국 3명, 인도 2명 등이 접촉 중입니다.

통역은 각국 선교사님들과 접촉해 제주도 방문 시 도움을 받을 계획입니다. 저희 총회는 통역기를 이용해 동시통역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기념일이 창립일이므로, 9월 열리는 다른 총회들과 달리 매년 10월 31일 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 사역자들과 한 달 동안 숙식을 같이 하면서 신학을 공유하며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점도 유익합니다. 제주도에서 하람교회와 서길교회가 동참했고, 창립예배 때 헌신해 주셔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람교회는 2024년까지 선교센터를 건립해 선교사 교육과 숙식, 파송 등을 맡고, 서길교회 부지에는 마스터스 총회 본부를 설립해 숙식하면서 총회를 열 것입니다. 서울·경기에서는 리폼드센터를 세워 10가지 미션을 수행할 사역 시스템을 구성할 것입니다. 이 3개 건물이 완공되면, 2025년 3월 1일 공식 활동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제주도 본부에서는 특히 정기적으로 국제신학포럼을 열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 신학계도 미국이나 영국으로 다니는 대신, 제주도를 신학의 중심지로 삼았으면 합니다."

-이미 많은 장로교단이 난립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장로교 총회'를 꼭 세워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역을 진행하면서 주님께서 감동을 주신 말씀이 에베소서 2장 20-22절 말씀입니다. 이 구절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소망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20절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built on), 21절에 서로 연결하여(is joined together), 22절에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being built together), 세 구절 모두 연결되어 함께 세워져 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개교회 중심적으로 복음 사역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함께 지어져 가야 할 것입니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가 중심이 되어 담당할 10가지 미션은 사람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고 개혁된 시스템에 의해 사역이 이뤄지고 그 시스템 안에서 함께 연합하고 지어져 가는 비전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마스터스 총회가 기존 총회들 외에 왜 새로운 총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묻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들만의 기호품이 아니라, 한국교회에 그나마 이바지하고 한국교회를 선진화시키고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시스템 사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의 잘남을 표방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총회는 이미 존재하는 여러 위대한 총회들을 섬기는 차원에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의 10대 미션은 ①개혁신학포럼(신학) ②마스터스 개혁파총회, 4개국 대회 및 노회(총회) ③교회 기초조사 연구소(정책) ④마스터스 학당(목회) ⑤바이블시네마교육원, 마스터스 아카데미, 세미너리(교육) ⑥제주국제선교교육원, 아프리카 학교세우기 운동본부(선교) ⑦두손클럽(복지) ⑧리폼드TV, 도서출판 리폼드북스, 계간 <합(合)>(미디어) ⑨원탁회의(사회참여) ⑩오아시스영어학원 등(재정) 등이다.

이와 함께 총회의 7대 비전은 ①마스터스 홀 건립(총회본부) ②제주선교센터 운용(제주 상가리) ③리폼드센터 건립(서울, 경기) ④중국·몽골·인도 노회 창립 ⑤마스터스 아카데미, 세미너리 학위과정 개설 ⑥SNS 마스터스 뉴스 관리(대변인제 운영. 사안별 메시지 발표) ⑦교회 관련 각종 문서개정 및 보완(헌법개정 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