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계속 가르칠 수 있었더라면, 더 기도해 줬더라면 지금 곁에 있었을 텐데..."
서울 이태원 참사로 제자를 잃은 목회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시내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고 있는 양모 목사(39)는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정신없이 사역을 하던 중에 경찰서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이번에 이태원 참사로 희생당한 청년의 핸드폰에서 저장된 이름 중 가까운 사람인 것 같아 소식을 전해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놀라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약 3년 전 쯤 교회에 전도가 되어 6개월 정도 함께 신앙생활하던 자매였는데 이번 사고의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했다.
앳된 얼굴로 예수님에 대해 궁금해했던 자매였다. 성경공부를 하고 나면 궁금증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남자 친구가 생겼고, 이후론 교회 출석도 뜸해졌다.
그는 "전화를 받은 이후 자책감에 시달렸다. 이 자매가 꾸준히 성경공부를 하고 신앙을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과, 더 기도해 주고 돌봐 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괴로웠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함께 신앙을 시작했던 한 형제는 이날 사태가 발생하던 당시 마침 그룹 모임으로 교회에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는 '자신도 만약 성도가 되지 않았다면 그 사고 현장에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청년들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절박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대, 20대 영혼들이 하나님이 주시는 진정한 기쁨을 알고, 그들의 열정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