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김삼환 목사 "예수님처럼 함께 울어야"
대통령 "이 비극, 우리 모두의 슬픔이고 아픔"
"한국교회가 고통당하는 이들과 같이 가겠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 김태영 목사) 등이 참여한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라는 주제로 5일 오전 백석대학교 서울캠퍼스 하은홀에서 진행됐다. 이 예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김태영 목사(한국교회봉사단 대표단장)가 사회를 본 예배에선 장종현 목사(한교총 상임회장, 예장 백석 총회장)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의 성경봉독 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가 '친구의 무덤에서 예수님의 눈물'(요한복음 11:33~3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은 끝까지 눈물의 삶이었다. 참 위로자, 완전한 위로자가 되신 것"이라며 "주님은 온 인류의 죄와 슬픔을 짊어지셨고, 우리 모두의 아픔과 상처를 싸매셨다"고 했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을 위해 모인 이 자리에 주님이 오셔서 그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로해주시고, 우리 모두를 위로해주실 줄 믿는다"며 "다 같이 예수님처럼 함께 울어야 하겠다. 이 아픔에 우리가 눈물로 참여한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3살난 아이도 과거 병원에서 죽었다며 "저는 항상 눈물이 있는 곳에 가면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제 안에 슬픔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는 눈물을 닦는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슬픔을 딛고 일어나 끝없이 발전하는 일에 우리 모두 힘을 모으고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오정현 목사의 사회로 위로와 추모의 시간이 마련됐다. 위로의 말을 전한 윤석열 대통령은 "부모님은 사랑하는 자녀를, 친구들은 소중한 벗을 하루아침에 잃었다. 마음이 무겁다.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 참석한 윤석렬 대통령 @SBS 뉴스 캡쳐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 참석한 윤석렬 대통령 @SBS 뉴스 캡쳐

윤 대통령은 "무한한 책임감으로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이 비극은 우리 모두의 슬픔이고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고 했다.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기도하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늘 어려운 이웃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한국교회와 성도들께서 사랑으로, 또 믿음으로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저와 정부가 마음을 다하고 온 힘을 다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성도 여러분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추모사한 고명진 목사(한교총 공동회장)는 "오늘 우리 대한민국은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프다. 억장이 무너져 먹먹하다. 하늘이 주저앉고 땅이 가라앉은 듯 참담함이 몰려온다"며 "심한 통곡과 신음이 우리를 조여 꼼짝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이다. 눈 앞이 캄캄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먹을 것이 없고 살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 돈과 명예, 나의 건강을 잃어서가 아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하는 아들 딸, 언니 오빠, 친구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내일을 빛낼 무한한 가능성의 젊음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 목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하셨다. 오늘 한국교회가 그 분들 곁에 있겠다. 함께 울며 마음을 같이 하겠다"며 "그러나 우리가 흘리는 몇 방울의 눈물이 얼마나 힘이 되겠나. 참된 소망이신 주님께서 위로해주시고 새 힘을 주시옵소서"라고 했다.

특별기도 순서도 마련돼, 한기채 목사(한교총 전 상임회장, 기성 증경총회장)가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을 위해', 김찬호 목사(기감 중부연회 감독)가 '교회와 대사회적 책임을 위해', 이봉관 장로(국가조찬기도회 회장)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각각 기도했다.

이어 이순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 참가자 일동 명의의 '국가와 사회를 위한 한국교회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위로예배 참석자들은 이 입장문에서 "한국교회는 이태원에서 뜻하지 않게 돌아가신 이들을 기억하며, 이들의 가족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간구하기 위해 하나님 앞에 모였다"고 했다.

이어 "돌아가신 이들은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이었으며, 형제이며, 친구이며, 자녀들이다. 그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무슨 이유로도 우리는 그분들의 죽음을 판단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분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이별 앞에 참담한 눈물로 애통해하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 숨막히는 애통의 시간에 하나님 앞에 무릎으로 나아가 '하나님 우리 아버지'의 이름을 부른다"며 "이 황망한 절망 앞에서 천지의 창조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한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교회 1천만 성도들은 이 고통당하는 이들과 손잡고 같이 가겠다. 참담한 슬픔을 우리의 가슴에 담고, 이러한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삶을 돌아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예배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의 축도로 마쳤다.

한편, 이날 예배는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 준비위원회'가 주최했다. 대회장은 류영모 목사(한교총 대표회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가, 준비위원장은 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