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무슬림과 정통적인 기독 교단의 압력에 직면해 있지만, 일부 아랍 국가에서는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중동·북아프리카 복음주의 국가 자문위원회(MENA Evangelical National Councils)가 요르단의 수도 암만 북쪽의 아즐룬 침례회 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새 지역 지부인 MENA를 설립한 후 가진 대표적인 행사이며, 독일에서 온 토마스 쉬르마허 WEA 사무총장을 비롯한 아랍권 복음주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집트 펠로십(Egyptian Fellowship)의 대표인 바셈 페크리는 이집트의 기독교인이 약 2천만 명이며, 그중 약 3백만 명이 복음주의자일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교회 건물을 신성한 공간으로 공식 인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복음주의 진영이 대통령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페크리는 현재 1500여 개의 교회가 이집트 정부로부터 공인되도록 조정 작업을 돕고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복음주의 교회협의회(Council of the Evangelical Churches of Kurdistan)의 대표인 가산 오디시는 쿠르드 기독교인을 위한 현지 교회가 14곳이라고 발표했다. 이 지역은 이슬람 사무부를 종교부로 변경한 잘랄 탈라바니 전 이라크 대통령의 노력 덕분에 8개의 종교가 공식 승인됐다고 전했다.
반면, 이라크 복음주의 교회 연합(Evangelical Church Union in Iraq) 회장인 마헤르 푸아드 목사는 회의에서 “이라크 정부가 5천 명으로 구성된 바그다드의 작은 복음주의 공동체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전통적인 교회 지도자들과 이라크 관료들은 복음주의자들을 “이라크 국가 안보에 대한 위험”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아드 목사는 “바그다드 시내에서 복음주의 교회 8곳이 폐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2003년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이후, 200만 명의 이라크 기독교인이 조국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라크를 포함한 다수의 아랍 국가에서 기독교인들이 추방되었지만, 이는 아랍 복음주의자들을 위한 새 터전을 여는 기폭제가 됐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카타르와 UAE가 있다.
이 두 국가의 정부 지도자들은 종교 자유가 제한된 국가로부터 피신한 복음주의 난민들에게 집회와 예배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유럽의 아랍 공동체들도 번영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다수의 아랍 국가 정부가 복음주의 교회에 대한 공식 인정을 거부하는 데에는, 복음주의 교회가 그들의 신도를 유인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가진 역사적인 동방 기독교 교회의 반대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부인이 아랍학 교수인 쉬르마허 WEA 사무총장은 대표들에게 “중동, 이슬람 세계,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에서 기독교인들 간에 의견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단합을 촉구하며 이러한 마찰을 ‘가족 간의 다툼’에 비유했다. 쉬르마허 사무총장은 “종교 개혁 이후 유럽의 분열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었다”라며 “우리 선조들은 예수와 복음을 신학보다 우선시했다”고 강조했다.
고위급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MENA 지역 내 복음주의 교회들이 조직으로서 훈련되며, 성장세의 운동이 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이들은 중동에서 복음주의자들은 여전히 갓 태어난 아기로 여겨지고 있다며, 2천 년 전 초대 교회 사도들과 동일 선상에 있는 개척의 자리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대표들은 아랍 국가의 각 지방정부가 복음주의자들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