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 이어 릴레이 시위
사회 지탱하는 기준 바꾸는 일, 신중히 검토해야
서구 잘못된 흐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선 안 돼
동성애자 긍휼히 여기고 그들의 선택·자유 존중
'옳음' 기준을 자녀에게 교육하는 것, 금지 안 돼
설교 가능해도 미디어는 불가? 마이크 꺼야 하나
공동발의 의원들도 내용 잘 몰라... 토론해 보자
민주당 김회재·정일영 의원, 격려차 방문하기도
▲이재훈 목사는 6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6문 앞에서 직접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한 뒤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대웅 기자 |
평소 대사회적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가 이번에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자로 나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과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한국교회에 알리고 국회의원들의 입법 저지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6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직접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 후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주 목요일 같은 장소에서는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가 시위를 펼쳤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이날 시위는 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서울 차반연)이 주관했다. 서울 차반연은 차별금지법 등 문제점에 공감한 수도권 25개구 200여 교회 목회자들이 연대해 지난해 결성됐다. 이재훈 목사는 서울 차반연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이날 기자회견은 사무총장 안석문 목사(아침교회)의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됐다.
대형교회 목회자로서 1인 시위에 나선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교회는 사회의 질서에 책임이 있다. 사회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기준을 바꾸는 일은 그 결과와 영향을 검토해 매우 신중해야 함에도, 소수의 인권이라는 이유로 다수의 자유와 사회의 질서를 바꾸는 일이 일부 유럽과 북미국가에서 이뤄졌는데 이를 무조건 옳은 것이라 받아들이는 잘못된 사대주의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동성애자들을 혐오하지 않는다. 중요한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것을 혐오라는 용어로 매도하는데, 혐오는 '매우 강한 미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동성애 성향을 가진 이들에 대해서도 오히려 긍휼히 여기고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들이 선택과 자유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며 "그러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면 부모가 자녀에 대해 옳다고 여기는 기준을 교육하지 못하고, 사회의 근본 질서를 지키려는 것도 혐오라고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왜곡되고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동성애 현상은 존재해 왔고, 이를 옳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이고, 대한민국 국민 일부로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모든 것을 법으로 옹호하고 그것이 옳은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강요하는 법은 제정되면 안 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는) 대다수가 향유하는 자유를 보장하고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운동이지, 결코 혐오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일부 국회의원들이 입법을 시도하고 추진하려는 것을 상세하게 보고 법조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각계각층에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그 일례로 "지상파 방송 중 중학생 아이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차별, 혐오, 왕따를 당했다며, 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청소년은 이름, 습관, 부모의 직업, 옷차림, 생김새만으로도 서로에게 성숙하지 못한 의견을 표출한다. 이러한 미성숙한 인간관계는 교양 교육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고소·고발과 처벌의 사회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 인권조례 혹은 교육부에서 개정하려는 교육 과정의 내용에는 '성을 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문화적 성으로 규정해야 하고, 이를 내면화시키며 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의 방침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회가 심도 있게 연구해 부작용을 살펴야 사회의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분명한 것은 법은 질서를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도덕의 최소한이다. 도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으로 규정하고 해결하려 할 때 오히려 도덕성이 붕괴되는 현상이 역사적으로 빈번했다. 동성애자들을 보호하는 영역은 그들의 삶을 품고 사랑하는 인격적 차원에서의 교양 교육을 통해 해결해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성전환 수술은 한 번은 성공할 수 있지만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고, 건강‧의학적으로 매우 위험하며 생명을 위협한다. 성도들 중에서도 이러한 문제로 심각한 위기 속에 처한 가정이 많다. 학교의 잘못된 교육, 퀴어축제와 같은 문화적인 접근으로 이것이 옳은 것처럼 자녀들에게 비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이재훈 목사. 오른쪽은 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서울 차반연) 사무총장 안석문 목사(아침교회). 이재훈 목사는 서울 차반연 공동대표로 있다 ⓒ이대웅 기자 |
▲이날 1인 시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오른쪽), 같은 당 정일영 의원 등이 격려 방문했다. ⓒ송경호 기자 |
▲이재훈 목사가 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구을, 가운데)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
이어 안 목사는 "복음이 들어간 곳마다 여성, 가난한 자, 어린이,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이 사라졌다.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못한 목회자들이 많다"라고 했다.
이에 이 목사는 "법안이 계속 수정됐다. 처음에는 목회자들이 강단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할 없도록 했다가, 이후 반발을 의식해 예배당에서는 가능하지만 미디어를 통해서는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현재 법안"이라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미디어는 설교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 수단이 되었다. 모든 교회가 로마서 1장의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할 때마다 송출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법 조항을 들여다보면 대다수 국민을 차별하는 역차별법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법과 자유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함께 발의자로 참여한 국회의원조차 내용을 잘 모른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일부 연구위원이 작성해 올린 것을 사인한 정도였던 법안이 통과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법안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토론해 볼 것을 제안한다. 세부 항목들은 왜 만들었으며 사회에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에 제정을 추진하는지, 만약 토론에 응할 자신이 없다면 법안을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사회로부터 배제시키기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서 반대 운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며 "한국교회는 근현대사에서 구습을 철폐하는 데 앞장섰다.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실천한 곳이 교회고, 사회가 버리다시피 한 이들을 가장 먼저 품은 것이 선교사들이고 교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이 시대의 법을 옹호함으로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서구 사회가 가져온 잘못된 관습을 거부하는 것이 이 사회를 지키는 일이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힘을 합쳐 이 사실을 알고 대한민국을 정상의 사회로 바꿔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시을)과 같은 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격려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