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멜리토폴(Melitopol)에서 지난 두 달 사이 러시아 측이 가장 큰 규모의 복음주의 개신교 교회 3곳을 폐쇄했다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대표 현숙 폴리 목사, 이하 한국 VOM)가 27일 전했다.

한국 VOM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 러시아 당국자들이 예배 중인 멜리토폴 시 '그레이스 침례교회(Grace Baptist Church)'에 난입해 교회를 폐쇄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그레이스 침례교회 성도들이 찬양을 하고 있을 때 무장한 남자들이 예배당에 난입해 예배를 중단시키고, 참석자 전원의 이름을 등록하고, 사역자 여러 명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또한 폴리 대표는 이 교회의 미하일 브리츤(Mikhail Britsyn) 목사는 48시간 이내에 그 도시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예배 실황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던 모든 사람들이 그 사건을 목격했다고. 이후 예배 영상은 삭제됐지만, 순교자의 소리는 영상 속 몇 장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 VOM에 따르면 그레이스 교회(Grace Church), 생명의 말씀 교회(Word of Life Church), 멜리토폴 교회(Melitopol Church)는 우크라이나 멜리토폴 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개신교 교회들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난 8월, '생명의 말씀 교회' 건물이 러시아 점령 당국에 몰수됐다는 보도를 순교자의 소리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드미트리 보디우(Dmitry Bodiu) 목사는 지난 3월 체포돼 구금됐다가 석방된 뒤 타지로 떠났다고.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지난 8월 멜리토폴 기독교 교회의 건물이 러시아 점령 당국에 몰수됐고, 이에 앞서 지난 3월, 멜리토플 기독교 교회와 담당 목회자인 빅토르 세르게예프(Viktor Sergeev) 목사에 대한 괴롭힘이 시작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멜리토폴 기독교 교회는 멜리토폴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 그 교회는 은사주의 교회로, 교회 내에 1천 석 규모의 예배당과 분수와 야자수 및 체육관을 갖춘 것으로 유명했다"며 "하지만 그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되고 그 교회가 '문화 스포츠 오락 단지'로 변질됐다는 사실을 현지인들이 확인해 주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멜리토폴에 있는 이 세 교회가 비록 건물은 몰수당했지만 성도들은 계속 모임을 가지면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 대표는 "우크라이나에는 구소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하교회 전통이 있다. 러시아 당국이 교회를 아무리 핍박해도, 멜리토폴에서 그리스도께서 하고 계신 일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그곳의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증인의 사명을 계속 신실하게 감당하고 있다. 그 성도들은 교회 건물이나 목회자를 의지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만 의지하고 나아간다"고 했다.

한편 이번 달,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 군대 관계자들이 국민투표를 준비한다는 구실로 '쿠르차토프 교회(Kurchatov Church)'에 기도의 집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 교회 성도들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당국자들이 주중에 쿠르차토프 교회를 찾아와 기도의 집을 봉쇄해버렸다고. 그러나 그 교회 성도들은 주일 예배 모임을 위해 기도의 집 문을 다시 열었다고 한국 VOM은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군대가 출동해, 예배를 인도하던 교회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Leonid Ponomarev)를 붙잡아 갔다"며 "그래서 성도들은 예배가 끝난 후, 기도의 집이 민간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가지고 군부대 사무실로 갔다. 규정대로 하면 국민투표는 개인의 집이 아니라 행정 관청에서 실시하게 되어 있었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그러자 당국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심지어 그들은 성도들에게 정중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서류를 검토하더니 교회 지도자를 석방했다"며 "이후 교회는 어려움 없이 기도의 집에서 계속 모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방침을 번복했다고 한다. 폴리 대표는 "당국자들은 그 교회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할 의도로 그 교회 건물을 몰수했고, 그 교회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와 그의 아내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Tatyana Nikolaevna)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했다"며 "우리는 그가 극단주의 활동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보도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를 근거로, 쿠르차토프 거리에 있는 그 기도의 집에서 극단주의 문서를 찾기 위해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고 했다.

현재 순교자의 소리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 속에서도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계속 감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개교회와 개별 성도들을 긴급하게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