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신안군의 김준곤 목사 등 관광자원화 지적
"군 살리려는 노력, 종교편향 아냐...함께 축하할 일"
"불교계가 국민화합 위한 종교 역할에 앞장서주길"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정부의 종교정책과 불교계의 종교편향 주장'이라는 주제로 14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회의실에서 발표회 및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최근 불교계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창립자인 故 김준곤 목사 등을 관광문화자원으로 내세우는 것이 종교편향이라는 주장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기공협 측에 따르면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 그리고 영광 불갑사 주지 등은 지난 8월 2일 김대현 문체부 종무실 및 종무관들과 신안군을 방문해 박우량 신안군수를 만나 관광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에 대해 불교계의 시각에서 문제를 삼았다고 한다.
기공협 사무총장인 김철영 목사는 "불교계는 신안군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문제 삼으면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명칭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예술공원에 있는 '작은 천사상' 예술품까지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불교계는 故 김준곤 목사의 선양학술심포지엄 개최를 신안군이 지원‧협력하는 것을 문제 삼고, (김준곤 목사를) 특정 이념에 경도된 목회자 정도로 깎아내리면서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해 굳이 선양학술심포지엄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격려사를 전한 김상복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횃불트리니티신학원대학교 명예총장)는 "신안군 지도읍 작은 마을에서 1925년에서 태어난 김준곤 목사님이 6.25 전쟁 중 아버지와 딸이 공산군에게 총살을 당함으로써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졌으나 진압 후 그들이 사형에 처하게 되었을 그들을 용서하고 살려내는 놀라운 일을 하셨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런 분이 1958년 미국 유학 1년 후 한국에 돌아와 대학생선교회를 시작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CCC를 일으켜 평생 대한민국에 건강하고 헌신된 젊은이들을 일으켜 교회와 국가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며 "결국 신안군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다. 이것은 종교에 상관없이 신안군에는 큰 자랑이요 축하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인구가 5만에서 3만으로 줄어든 신안군은 군을 살리기 위해 김준곤 목사의 이야기를 관광문화자원으로 사용한 결과 1년에 5만 명의 관광객들이 물려오고 있어 주민들은 대단히 기뻐하고 있다"며 "죽어가던 신안에 새로운 생명력이 더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볼교계의 종교편향 주장에 대해 "신안군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러나 신안을 살리려고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이지 한 종교를 편애하는 행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신안의 불교권에서도 김준곤 목사님과 같은 세계적인 인물이 나와 관광문화자원으로 활용한다면 다 함께 축하해줄 일이고 후원할 일이지 비판하며 공격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날 발표자로는 주도홍 교수(총신대 초빙교수, 백석대 전 부총장), 권순철 변호사(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황종환 박사(지식공유상생네트워크 이사장), 김철영 목사(기공협·성시화운동 사무총장)가 나섰다.
특히 황종환 박사는 "신안군과 같이 지방소멸이라는 절박한 지역 환경 속에서 국제적인 관광문화도시로 발돋음하려고 애쓰는 지자체를 격려하며, 이제부터라도 국내에 도입된 지 200년도 안 되는 기독교문화의 관광문화사 업화를 격려하고 지켜주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유구한 불교 발전이나 불교계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영역을 키우는 지름길이라는 대승적 판단을 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김철영 목사는 "군민이 동의하고 지지하는 관광문화사업을 특정종교적 시각으로 반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그는 "신안군이 '천사섬'(1004)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기독교 선교를 위한 것은 아니며 '친절한 어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라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라며 "그런데 '천사섬'과 '천사상'을 기독교와 연관 지어 '종교편향'으로 몰고 간 것은 옹졸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불교계에 대한 종교편향 주장을 자제해왔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불교 의식'을 가르치는 것도, 사월 초파일에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개최하는 대규모 '연등제'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의 혈세로 폐사지에 절을 복원하고, 사찰을 개보수하는 것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며 "자칫 종교간 갈등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계가 더 이상 '종교편향'이라는 단어를 날카로운 검(劒)처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국민화합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