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사립 기독교 학교가 지역 교육구의 일방적인 건물 폐쇄 결정으로 운영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벤투라 통합교육구(Ventura Unified School District, VUSD)는 지난 19일 벤투라카운티 크리스천스쿨(Ventura County Christian School, VCCS)의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 건물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학교측 변호인인 론 바미에는 CP에 “VUSD 관계자들이 새 학기가 시작되기 불과 3일 전, VCCS가 있는 워싱턴 스쿨(Washington School)의 부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알렸다”고 했다. 이로 인해 학교는 황급히 개학을 연기했다.
교육구 관계자들은 지진 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들며 100년 된 학교 건물이 “자연재해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상당한 피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미에는 그러나 “VUSD가 진정한 의도를 숨기고 있다”며 “배후에는 반기독교적인 정서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바미에는 교육구가 학교에 보낸 새 임대차 계약서가 문제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가 기독교 교육 교사를 고용하거나, 기독교 기반 교과 과정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를 계약서에서 보았다”고 말했다.
당시 학교는 계약서의 특정 문구에 대해 “당황스러웠지만 오해일거라 믿었다”며 교육구에 해당 문장을 임대차 계약에서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며칠 후, 교육구는 VCCS에 학교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며 건물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바미에는 “VUSD는 VCCS를 건물 밖으로 가두고, 계속 건물을 점령할 경우 무단 침입으로 기소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VCCS는 20년간 학교 건물을 문제없이 임대해왔다. VUSD는 새 임대 계약을 체결하기 전, VCCS에 또 다른 안전 분석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고 해당 업체는 학교가 안전하다고 알렸다.
그는 “VCCS는 VUSD의 동기가 단순히 금전적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신앙을 공유하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주정부의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VUSD와 관계자들의 행동과 진술 중 일부가 그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바미에는 VUSD가 캘리포나아에서 가장 저조한 공립학교 등록률을 개선하고자 VCCS를 폐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현재 학교 부지를 이용해 수십 가구의 주택을 저렴하게 짓는 등 교육구에 숨겨둔 저의가 있다고 바미에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VUSD 교육감 안토니오 카스트로는 지난주 C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고 안전하지 않다는 말을 들은 이상 건물에 그들을 머물게 할 수 없다”면서 학교 건물에 대한 폐쇄 결정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VCCS는 유치원(Kindergarten) 과정부터 12학년(한국 기준 고등학교 3학년)까지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일반 과목 외에도, 초교파적 기독교 교과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VCCS는 “학생들을 지도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에 대한 긍정적인 본보기가 되도록 변화시키고 준비시키는 것”을 건학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다.
CP에 따르면 양 측의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사회에서는 VCCS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이 진행 중이며 지난 4일 기준 1만 7천 달러가 모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