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중에 뉴저지 근교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친구 목사와 함께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모님의 친정이 시애틀이라 2년에 한번은 이곳으로 휴가를 오곤하는 친구인데, 이번에도 이곳으로 휴가를 와서 함께 식사하며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2년 넘도록 펜데믹으로 고통하고 있는 교계 소식들을 나누고, 또 그와 관련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면서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뉴저지 근교에 한인교회가 250개가 있는데 그 중 70개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친구 목사가 섬기는 교회가 좀 규모가 있는 편이라, 몇몇 교회와 함께 그 교회들을 도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오죽했으면 교회 문을 닫았을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막막했을 목회자들의 심정이 느껴져 마음 한 켠이 아렸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가끔은 이상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목숨을 걸고(?) 교회를 섬기는데 그 목숨처럼 여기는 교회를 자기 손으로 닫아야 했다면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라는 것입니다.
문득, 현재 저희 노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개척교회 프로젝트가 떠올랐습니다. 약 10년 전, 자매 노회인 서울남부노회와 함께 개척했던 교회가 너무나 아름답게 잘 성장하고 있어서, 다시 한 교회를 개척하기로 결의했었습니다. 노회 지도하에 교회를 개척하면, 개척 후 3년동안 목회자 생활비로 매월 $ 4,500씩 지원하는 아주 파격적인 조건이었습니다. 펜데믹이라는 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젊은 목회자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예상과 달랐습니다. 지난 6개월이 지나도록 한 사람의 지원자도 없었습니다. 노회원 목사들 모두가 멘붕에 빠졌습니다.
전화 문의는 한두 곳에서 왔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로 그곳으로 갈 수가 없으니 지금 자기들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개척을 해도 지원이 가능하냐는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문제 중에는 자녀 교육 문제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아무리 세대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2001년 4월, 저를 포함한 목사 3명이 팀으로 교회를 개척했던 일과, 2008년 1월 저 혼자 교회를 개척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쥐뿔도 없었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 믿고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가족들에게 날짜 지난 Food Bank 깡통을 먹여야 하는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겠노라며 가족들 동의하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조건도 없었습니다. 도움도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 개척의 이유요, 방향이요, 방법이었습니다.
교회 문을 닫은 70개의 교회가 돈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너무 적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목숨을 걸고 충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목사님들과 또 함께 교회를 섬기는 충성스런 성도님들 위에 우리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비밀을 깨달았던 그 가슴 뛰는 순간을 가슴에 품고 좁은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길 끝에서 다시 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