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7번 암수술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려
연약함 속에서도 선교 열정 위축 안 돼
육체 가시 품고 가야 함 깨닫고 기뻐해
내가 약했기에 서로 다투지 않고 하나돼
'많은 사역' 자랑할 때 하나님 떠나실 것
지난 2011년 8월 2일 온누리교회 설립자인 故 하용조 목사(당시 65세)가 별세한 지 올해로 11년이 지났다.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는 2일 오전 11시 용인시 양지 온누리교회에서 하용조 목사 11주기 추모예배를 드렸다.
하 목사는 생전 7번의 암수술을 비롯해 폐결핵, 인공투석, 당뇨, 고혈압, 심금경색 등에 시달렸다. 그의 사역 대부분은 몸에 암세포를 지니고 이룬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재훈 목사는 온누리교회의 성장과 성숙은 고인이 약함을 기뻐하며 그리스도의 능력을 의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하 목사님은 두 가지 면에서 사도 바울을 닮았다"며 "첫째는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의 삶이고, 두 번째는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육체의 질병이 가져오는 연약함과 싸우면서도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이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도리어 가장 연약한 그때에 가장 열정적인 헌신을 했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 붕괴 직후 그 땅에 직접 가겠다면서, 비행기 편도 없던 그때 UN기를 끼어타고 파키스탄에서 한 주간 비자를 기다리며 들어갔다"며 "또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에 머무를 때, 자신을 선교사라고 생각하고 러브소나타 사역에 집중했다"고 했다.
이어 "일본 목회자들이 그러한 사실을 이후에 깨닫고, 하 목사님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일본 선교 150주년을 맞이하는데,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있음에도 마음을 같이하여 하 목사님을 강사로 세우게 됐던 이유"라고 했다.
이 목사는 "하 목사님도 바울처럼 하나님께 질병의 가시가 떠나가도록 기도하고 노력했지만, 하나님의 뜻이 육체의 고난을 품고 사역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는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는 길을 택했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은 사람들이 강한 능력을 보이라고 할 때 피하셨다. 그리고는 십자가에서 지극히 연약한 모습으로 죽으셨다. 그러나 그 십자가에 나타난 연약함 속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며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 네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는 말씀은 약함을 기뻐하고 자랑하도록 이끈 하 목사님 믿음의 비밀이 담긴 말씀"이라고 했다.
▲故 하용조 목사 추모 영상의 한 장면. ⓒ온누리교회 |
이 목사는 고인과의 개인적인 추억도 끄집어냈다. 그는 "언젠가 개인적인 자리에서 한 말씀을 분명히 기억한다. '오늘 우리 교회가 이렇게 쓰임받고 성장하고, 성도들이 성숙하고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하나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고는 '내가 아팠기 때문이야'라고 먼저 대답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고는 '연약함 속에서 부족한 에너지로 가장 우선적인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또 내가 약했기에 성도들이 불필요한 걸로 서로 다투지 않고,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고 하나될 수 있었다'고 했다"며 "오늘 우리 교회의 성장과 성숙 이면에는 하 목사님의 약함이 있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우리에게 있는 강함은 우리를 교만하게 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게 만든다. 우리 교회가 많은 사역을 하는 것이 강함이라고 여기는 순간, 하나님은 우리 교회를 사용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약함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능력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하나된다면, 하 목사님이 꿈꾼 사도행전적 교회를 이루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