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법인이사인 이광우 목사(전주열린문교회)가 예장 합동총회(총회장 배광식 목사)에 여성목사 안수를 공개 요청하면서 향후 이 문제가 교단 안팎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신대가 속한 예장 합동 측은 여성목사 안수를 불허하고 있다.
이 목사는 최근 교계 한 매체와 자신의 SNS에 여성목사 안수에 대한 장문의 글을 썼다. 그는 "장자교단을 자임하는 우리 예장 합동 교단은 '개혁신학', '보수신학'을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한 교단 내 여성 사역자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시종(始終) 무시해왔다"고 했다.
이어 "여성안수 반대를 보수주의 신학 수호의 마지막 보루로 삼고 있기에, 최근 총회 때마다 상정되는 '여성 강도권 허락'이라는 '꼼수' 비슷한 안건마저도 일고의 여지도 없이 기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여성목사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성경적'인 만큼 '여성목사 안수를 허락하는 것 또한 성경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그분(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새 창조'의 질서가 세워졌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여성을 존중하시고 여성들의 굴레를 벗겨주신 것"이라며 요한복음 4장에 등장하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 등을 예로 제시했다.
이 밖에 "십자가 처형의 참혹한 현장에 비겁한 남자 제자들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을 때 여성 제자들이 십자가 아래서 흐느껴 울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사흘 뒤 감격스런 부활의 첫 소식을 전파하는 기독교 역사상 중차대한 일을 예수님이 여성들에게 허락하셨던 이 엄청난 사건" 역시 그와 같은 예로 들었다.
이 목사는 "나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 교단 총회 지도자들이 '1년 더 연구하기로'와 같은 속 보이는 책임회피 식 탁상공론을 그만 그치고, 우리 교단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개혁신학'의 원리에 맞게, '사랑과 평화'의 정신에 맞게, 요즘 흔히 말하는 '공정과 상식'에 맞게, 여성 목사 안수 문제를 전향적으로 속히 매듭지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끝끝내 여성 안수가 신학적으로 불가하고 신앙 양심상 도저히 허용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총신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앞으로 여학생들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성경 66권이 지향하는 '남녀 동등성과 평등성', '상호의존성'의 원리에 따라, 하나님 나라가 지향하는 사랑과 평화의 정신에 따라, 창피하게 더는 시간 끌지 말고 자랑스런 우리 예장 합동 교단 안에서 '여성 안수'의 길을 흔쾌히 당장 열어 주시라"고 이 목사는 요청했다.
앞서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가 신대원을 졸업한 여성 동문 22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9일까지 실시한 '2022년 여동문회 사역현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직분을 묻는 문항에 전도사가 50%로 가장 많았고, 사모 20%, 목사 18%(정확한 수치는 목사 17.8%, 강도사 0.4%), 선교사 6% 순이었다. 즉 여성 동문 10명 중 2명은 교단을 떠나 목사가 된 것이다.
한편, 예장 합동 여성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위원장 김종운 목사)는 오는 9월에 있을 제107회 총회에 여성준목(準牧)연구위원회 신설 청원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목에겐 강도권이 부여된다. 지난해 제106회 총회에선 여성 강도권이 불허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