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에 대한 '대표자지위부존재확인' 소송의 2심 선고가 연기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는 지난 18일 변론에서, 오는 8월 26일까지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교회 측에 석명 준비 명령을 내렸다. 당초 선고일은 이달 21일이었는데, 추가 변론을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교회 측이 소속 교단인 예장 통합 측의 지난 2019년 제104회 총회 수습안에 따라 김하나 목사에 대한 청빙 절차를 밟았는 지 여부를 소명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수습안 내용은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은 2021년 1월 1일 이후에 할 수 있도록 하되,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경우 서울동남노회는 2017년 11월 12일에 행한 위임식으로 모든 절차를 갈음한다"는 것이다.
김하나 목사는 지난 2021년 1월 1일 위임목사로 교회에 복귀했는데, 당시 교회 측은 이를 위한 공동의회를 별도로 갖지 않았다. 다만 "모든 절차를 갈음한다"는 수습안에 따라, 관련 당회 결의와 노회(서울동남) 인준만 거쳤을 뿐이다.
법원의 이번 석명 준비 명령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단의 소위 세습방지법으로 불리는 헌법 제28조 6항에 무게를 실어 김하나 목사에게 명성교회 위임목사 및 당회장으로서의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1심 판결과 달리 2심 재판부가 수습안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기도 한다. 수습안에 대한 교회 측 소명을 요구한 자체가 그 근거라는 것이다.
또한 교회 측이 김하나 목사에 대한 청빙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을 최종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법원이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으로 풀이된다.
이 소송의 변론 재개일은 오는 9월 6일로 예정됐다. 예장 통합 제107회 총회가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경남 창원시 양곡교회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2심 선고는 총회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심 재판부였던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김 목사에게 명성교회 위임목사 및 당회장으로서의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난 1월 26일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