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교회는 개인과 사회가 요구하는 필요들의 충족대상이 아니게 됐다. 교회가 가진 일반적 기능을 이미 사회가 제공하고 있는 이 때에 교회의 근본적인 기능을 생각하고 회복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한인교회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 속에 있다. 팬데믹 기간에 더욱 강화된 교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힘든 시기를 어렵게 견뎌냈고, 현재도 팬데믹 이전의 상황을 회복하는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러한 시기 교회가 약해진 원인이 팬데믹이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 안에 있는 죄성과 영적 나태 때문”이라고 외치고 나온 단체가 있다. 바로 뉴욕지역 목회자들이 주축이 돼 목회자들의 소명을 회복하고자 시작된 ‘숲미니스트리’다.
‘숲미니스트리’에는 온세대교회 이성민 목사, 뉴욕로고스교회 임성식 목사, 뉴욕드림커뮤니티교회 권극중 목사 등 소형교회나 개척한지 얼마되지 않은 교회들이 참여하고 있다. 비록 대형교회는 없지만 모두 자기 분야에서 활발히 사역을 하면서 한인교회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교회들이다.
이들은 팬데믹 이후 교회의 회복을 생각하면서 첫 공식활동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뉴욕로고스교회(담임 임성식 목사) 칼리지포인트 예배당에서 ‘목회자 소명 재확인을 위한 회복 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 중 ‘숲미니스트리’소개를 맡은 이성민 목사는 숲을 교회에 비유하면서 “숲의 목적을 분명히 할 때 숲의 기능도 회복된다”면서 “숲이 세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숲의 근본적인 기능을 생각하고 회복해야 하는 것처럼 지금의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특별히 단체 이름에 ‘숲’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에 대해 이성민 목사는 “황폐화된 숲을 돌아보듯 목회현장을 돌아보고 건강하지 않은 나무들을 먼저 살피고, 숲의 순기능을 회복해 건강한 숲, 건강한 나무들이 회복되게 하고자 함”이라면서 “나무는 나무, 숲은 숲이어야 한다. 나무의 경쟁력은 건강한 나무가 되는 것이고 그것이 나무가 가진 최고의 가치라고 볼 때 교회가 본질보다 앞서 잘못된 수단들을 두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숲미니스트리’의 방향과 관련, “떨어진 목회자들의 위상 회복과 목사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면서 “개교회와 교파를 초월해서 목회자들이 지역사회를 섬기고 나아가 목회자들 스스로가 보다 선한 목자로서 역할과 사명에 충실하기 위한 경건의 훈련을 생활화하고 영적 지도자로서의 책임의식을 더욱 공고히 하여 주님이 머리되시는 교회를 온전히 섬길수 있도록 무거운 짐을 서로 지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성민 목사는 “건강한 나무를 위해서는 기본 토양을 잘 다져야 하듯이 우리가 각자 목회지에서 영성훈련, 인격훈련을 비롯해 체력훈련까지 독려해 성도들이 든든히 서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 토양 위에 자양분을 공급해야 하며, 이는 건강한 신학과 성경해석 능력으로 볼 수 있다. 건강한 숲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관리 능력도 배양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실적 목양 기술과 컨텐츠를 ‘숲미니스트리’가 제공하고자 한다”고 비전을 밝혔다.
“팬데믹 중 괴사하는 교회의 모습 안타까워…성경으로 돌아가야”
‘숲미니스트리’가 주최한 소명회복 컨퍼런스에는 3일간 김용준 목사(광명중앙교회), 이성민 목사(온세대교회 담임), 박영주 목사(그레이스미션교회), 권극중 목사(뉴욕드림커뮤니티교회), 이용호 목사(네팔선교사), 아브라함 금 목사(킹덤미니스트리 대표), 배임순 목사(도르가의 집 원장)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임성식 목사는 “오늘날 교회와 목사들의 문제점을 논할 때 가장 심각한 현상은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가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을 신앙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장으로 변했고 대개의 교회는 비장한 각오와 집념과 성실한 의무감으로 중무장된 교인들에 의해 점령당한 현실”이라면서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삶의 목적은 우선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오롯이 말씀이 되게 하는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며, 이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고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영적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에 임성식 목사는 “기독교가 대중에게 합리적인 세상의 원리가 되면서부터 기독교의 의미는 사라지고 그 껍질만 남아있는 것이 오늘 우리들이 겪고 있는 슬픈 현실”이라면서 “다시 분명히 기억할 것은 성경은 오직 나에게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에게만 얘기하는 것임을 기억하고 우리가 스스로를 낮추고 그간 신앙생활 속에서 포장돼 있는 감추어진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팬데믹 중에 가장 눈에 띄고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목회 동지들과 교회들의 괴사현상”이라면서 “작금의 기독교가 겪는 어려움들과 그로 인한 교회들의 괴사현상들이 그저 단순히 팬데믹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일차적 원인이 무엇보다 우리 개개인들 속에 있는 죄성과 영적 나태함 때문이라는 깨달음 속에서 다시 한번 부흥을 사모하며 도약을 꿈꿔야 함을 느꼈다”고 컨퍼런스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러한 취지는 ‘숲미니스트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세미나 주강사로 참여했던 김용준 목사(광명중앙교회)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이전의 내가 해왔던 습관적인 생활이 아니라 새롭게 주님을 만나겠다는 각오의 마음을 늘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준 목사는 “오늘날 많은 부분에서 회복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회복은 그 옛날 처음 예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외친 ‘심령의 가난함’이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가 지녀야 할 천국백성의 가치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용준 목사는 목회자들이 마음 안에 진정한 예수의 마음을 품고 있는지 3일 동안 질문을 던졌다. 김용준 목사는 “내가 진정으로 교인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품지 못하는데 어찌 예수의 사랑을 증거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면서 “목회자들이 먼저 자신을 내려 놓고 비워서 예수님의 마음을 품게 될 때 진정으로 목회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독치유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뉴욕드림커뮤니티교회 권극중 목사는 세미에서 ‘중독’이가정과 사회, 또 교회에 가져오는 심각성을 알리면서 ‘네가 낫고자 하느냐’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도 회복을 바라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하고 계시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선교의 방향성’을 주제로 강의한 이용호 목사(네팔선교사)는 선교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당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선교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현지인 선교 사역자들의 경제력 함양 문제와 전문적인 신학교육의 부재이다. 이를 하나님의 은혜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얼버무리며 애써 피하지 말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호 목사는 “이제 모든 교회들은 선교할 때 있어 ‘전달자’와 ‘전할 자’라는 선교적 이해 당사자들로서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공리적 선교방법론을 현실에 드러내놓고 공론화해야 한다”면서 “선교에 있어 ‘자활하는 교회’와 ‘교회를 세우는 선교’ 두 주체가 있다. 이 두 가지를 연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교회와 선교의 일체를 통해 혁신해 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용호 목사는 “앞으로 선교비 지원이 경비의 차원이 아니라 선교 자본의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면서 “선교의 목적 또한 기존 ‘일대일 제자화’에서 미래에는 ‘교회 세우기’로, 선교비 지원 또한 ‘소모성 경비’의 개념을 벗어나 ‘선교 자본’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아브라함 금 목사(킹덤 미니스트리 대표)는 킹덤 미니스트리에 대해 “이스라엘 회복과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선교회”라고 설명했다. 아브라함 금 목사는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다 다니지 못하여서 인자가 오리라’(마10:23)는 말씀을 기초로 부지런히 이스라엘의 모든 마을들을 방문하기 위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마을들을 다니면서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대략 300개의 마을을 방문했고, 유대인들을 위해 히브리어, 영어 번역이 돼 있는 전도지를 개발해 마을마다 다니면서 복음을 전할 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