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로교회(PCUSA) 위원회가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조직적 인종 분리 정책) 국가’로 선언하는 반이스라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 안건은 지난 28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개신교 주요 교단 연례 총회에서 국제 참여위원회(International Engagement Committee)가 채택한 중동 정책과 관련한 결의안(INT-02)이다.
위원회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법률, 정책 및 관행이 국제법이 정의하는 아파르트헤이트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찬성 23 대 반대 3으로 승인했다.
이 문서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지역 정책이 “심각한 불공정, 광범위한 고통, 중대한 인권 유린을 자행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분리 정책”과 비교했다.
위원회는 그 근거로 “정체성에 따라, 아파트르헤이트 법과 관행 및 정책이 한 집단에는 특혜적인 법 지위와 물질적 특권을 부여하지만, 열등한 지위를 근거로 다른 집단을 차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매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시련과 불의가 계속된다. 토지는 몰수되고, 집은 철거되며, 이동의 자유는 제한된다”며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정착촌과 이를 연결하는 우회도로 및 분리 장벽이 합쳐지면,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별도의 보호구역과 소수 인종 집단 구역(ghetto)에 살도록 막는 장벽 네트워크가 세워진다”고 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일할 권리와 교육, 자의적 체포로부터의 자유, 평화적 집회, 국제법이 부여한 표현의 자유 권리가 제한되거나 거부된다”며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가 국제적으로 인정될 경우, 팔레스타인 시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 정책에 유사한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반면 ‘중동 평화를 위한 장로교(Presbyterians for Middle East Peace)’는 성명을 통해 “논쟁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 모든 입장을 경청하고 사안에 대해 깊이 연구하겠다는 PCUSA의 역사적 약속을 조롱한 것”이라며 “총회에 대한 위원회의 권고는 거부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성명서는 이번 결의안이 “오직 한 쪽, 역사적인 반이스라엘 운동가들의 목소리만 들렸다”면서 “이 접근법의 지지자들은 서두에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에서 이스라엘이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고 믿는 유대인의 비율이 높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기독교인 지원 단체인 ‘필로스 프로젝트(Philos Project)’의 루크 문 부국장은 결의안이 “유대인 혐오”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루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슬프게도, 미국 장로교회 국제위원회는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로 지정하는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들은 반유대주의를 거부하라는 우리의 간청을 무시하고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에 더욱 깊이 빠졌다”며 “ 주여, 당신의 진노 중에 자비를 기억하소서”라고 글을 남겼다.
필로스 프로젝트는 이 결의안을 “2004년 이후 미국 장로교회가 채택한 일련의 유사한 반이스라엘 입장 중 가장 최근 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인 PCUSA는 8,000개 이상의 소속 교회와 100만 명의 회원, 1만 8천 명에 달하는 목회자들이 속해 있다.
지난 2014년 미국장로교 총회는 이스라엘과 사업적 관계가 맺고 있는 기업으로 보고된 캐터필러, 휴렛패커드, 모토로라 솔루션과 단절하기로 찬성 310 대 반대 303으로 의결했다.
당시 이 결정은 국제 유대인 지원 비정부 단체인 ‘명예훼손방지연맹(Anti-Defamation League)’과 ‘개혁유대교연합(Union for Reform Judaism) 등에 의해 비판을 받았다.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는 1967년 3차 아랍-이스라엘 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이스라엘이 점령한 뒤 ‘중동의 화약고’로 급부상했다.
이 지역은 50년 이상 이스라엘이 지배해왔다. 그러나 2020년 5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합병 계획을 발표하자, 유엔을 포함한 국제단체들은 ‘이-팔’ 양국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며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