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 부통령이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낙태 및 기타 '생식 건강' 문제와 관련된 원탁회의를 가졌다.

6일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생식권 보호'와, '미국을 휩쓸고 있는 증오의 전염병에 대한 백악관의 대처'를 다뤘다.

이번 회의는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돕스 vs. 잭슨여성건강' 사건과 관련해, 유출된 대법원의 의견 초안을 보도한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 초안은 대법관 과반수가 전국적으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냈다.

회의에 참석한 신앙 지도자들은 오클랜드하나님의교회 드리트리스 에드워드 목사, LA템플이사야 대표 다라 프리머 랍비, 시크교 민권운동가 니타샤 카우르 쇼니, 세크라멘토이사회 유대인여성전국위원회 클레어 립슐츠 부회장, 아시아 출신의 미국 기독인들을 위한 단체인 ISSAC의 영 리 허틱 목사 등이다.

알렉스 파딜라 미 상원의원, 지미 고메즈 하원의원, 엘레니 코우날라키스 주지사, 에릭 가세티 LA 시장을 비롯해 캘리포니아의 선출직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개회사에서 "우리에게 신앙이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국가와 미래에 대한 신앙을 가져야 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신앙 지도자들은 다양한 신앙과 공동체를 대표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치유와 희망, 공동체 의식을 전달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저는 종교 지도자들과 미 대법원의 임박한 결정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싶다. 우리는 이것이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수호하는 사생활 보호권의 원칙과 전제를 무효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이것이 지닌 전제와 힘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여성은 생식 의료에 대한 무제한의 접근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로 대 웨이드를 지지하는 것이 핵심 신앙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여성이 신앙 지도자, 가족, 의사와 함께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것뿐이다.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했다.

친생명 단체들을 비롯한 낙태 반대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에 곧바로 비판 성명을 냈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생명단체인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구 수잔B.앤서니리스트)는 트위터에 "오늘 카멀라 해리스는 신앙 지도자들과 생식 건강 돌봄 문제를 다룬 원탁회의에서 '하나님' 또는 '낙태'라는 언급을 어떻게든 피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 신앙 커뮤니케이션의 앤드류 브레넌(Andrew Brennan) 국장은 "가족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기름이나 식료품을 살 여유가 없는 상태지만, 백악관은 급진적인 낙태 의제를 다루고 싶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80%의 미국인은 임신 3기 낙태를 대부분 또는 모든 경우에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소속 유권자의 16%만이 어떤 시간이나 이유에서든 낙태가 허용돼야 한다고 여긴다"고 했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임신 20주 이후 낙태를 선택적으로 허용하는 10개 미만의 국가 중 하나이며, 이는 중국 및 북한과 같은 수준이다.

한편 크리스천포스트(CP)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낙태의 합법성은 주별로 결정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낙태가 자동으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21개 주는 낙태를 완전 금지하거나 그 절차를 더욱 엄격히 제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16개 주는 낙태권이 주법으로 성문화됨에 따라 대부분 또는 모든 낙태를 계속 허용하고, 10개 주는 기존의 낙태 제한을 계속 시행하며, 3개 주는 향후 낙태법을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곧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