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신학생 시절, 미국인 할머니 장학금 도움 받아
이제 그 빚 갚아야겠다고 생각, 그 분께 보답하는 길
장학금 받는 학생들도 나중에 누군가 돕는 일 했으면

황명식 원로목사
(Photo : 이대웅 기자) 황명식 원로목사.

올해 86세의 황명식 원로목사(도봉성결교회)가 어려운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기 위해 자신이 받은 교역자 연금을 내놓았다.

황명식 목사는 최근 서울신대 전액장학금운동본부 대표본부장 이기용 목사(신길교회)에게 장학금 2,100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전달했다.

이 금액은 신학대학원생 1명이 신대원에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필요한 등록금 총액에 해당한다. 신학생 시절 OMS 장학금으로 신학교를 졸업한 황 목사가 60년이 지나서 보답한 셈이다.

황명식 목사는 "어려운 신학생 시절, '콜'이라는 미국인 할머니 성도님께서 보내준 장학금으로 학부와 대학원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그분이 5년간 매달 장학금을 보내신 덕분에,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고 무사히 은퇴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은퇴한 지도 벌써 16년이 지났지만, 신대원 전액장학금 운동 소식을 들은 황 목사는 "어느 날 기도하는데, 신학생 시절에 진 그 빚을 이제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한 사람이라도 장학금을 줘서 철저한 사명자를 키우는 것이, 그때 저를 도와준 그분에게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장학금을 내기 위해 자신이 매달 받는 교역자 연금 60만 원을 모아, 신학대학원생 1명에게 3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은퇴 목사의 '생명줄'과 같은 연금까지 바치면서 개인적으로 장학금을 내는 이유에 대해 "그때 후원을 받지 못했다면 공부를 마칠 수 없었을 텐데, 그 미국인 할머니 후원자도 아마 연금을 받으면서 제게 장학금을 보냈을 것"이라며 "지금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나중에 누군가를 돕는 일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장학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얼마 전 허리 수술을 받고 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황 목사는 "약정한 3년 사이에 내가 죽는다면, 나머지(장학금)는 아들이 감당하라고 유언까지 남겼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인재 양성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황 목사는 "훌륭한 목회자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학금 후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철저한 훈련과 지도가 있어야 한다"며 "건강이 허락된다면 개인적으로 신대원생 1명을 꼭 멘토링하고 싶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물질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며 "저 같은 원로도 하는데, 부디 더 많은 성결인들이 신학대학원생을 돕는 일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