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진영 멸절시켜야' 일부 크리스천 발언, 충격
대한민국 정부 탁월한 승리? 모든 국민에 복된 일
윤석열 새 정부, 통일 내다보고 100년 번영 기초를
"교회가 제 구실을 못 하니까 주사파가 복음주의 운동이라는 양의 탈을 쓰고 늑대 짓을 합니다. 교회에서는 사회·정치·경제 방면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안 가르쳐 주는데, 저런 곳에서는 인권을 강조하면서 자유주의 신앙을 아주 세련되고 교묘하게 주입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혼란에 빠진 젊은이들은 거짓 교사의 말에 끌려가는 것이죠. 이럴 때일수록 성경 말씀에 근거해서 우리 스스로 진정한 개혁을 추구해야 합니다."
성경적 세계관을 교육하는 PLI(Practical Leadership Institute) 성경적 스터디클럽을 운영하며 많은 크리스천들을 교육하고 있는 이정훈 교수(울산대)가 강의 주요 내용들을 집대성한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을 펴냈다.
책 출간을 즈음해 이정훈 교수와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지난 인터뷰 1편에서는 성경적 세계관의 정의부터 PLI 강의 취지와 수강생들의 변화, 기독교인들의 일부 잘못된 세계관 등에 대해 답했다. 이번 2편에서는 대선 이후 갈라진 그리스도인들 간의 화합과 복음주의 표방 일부 좌파 단체들의 문제점,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생각해야 할 점을 짚었다.
-대선 이후에 국민 갈등이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번남과 2번남 지지자들이 화합하고 공통의 가치를 위해 협력할 수 없을까요.
"SNS 등을 보시면 알겠지만 '새 정부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자' 이런 목소리는 1도 찾아볼 수 없고, 어떻게 하면 끌어내릴까 하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요.
이와 관련해 최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독일에게 배운다'는 제목의 강의를 영상으로 올렸습니다. 독일은 '소명으로서의 정치' 개념이 등장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독교 문화 안에서의 정치입니다. '성경적 세계관'도 삶의 방식인데, 정치를 하는 방식이 기독교적이면 '나이스'하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그 문화를 못 만드는 겁니다. 우리 삶이 성경적이지 않은데, 안 믿는 사람들에게 '야. 이게 좋은 거야. 소명으로서의 정치 해야 돼' 이러면 안 통하겠죠. '너나 잘하세요' 이렇게 될 테니까요(웃음).
독일(서독)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지고 재건을 해야 했어요. 전쟁 때문에 폐허가 됐는데, 아데나워 총리가 등장합니다. 아데나워 총리와 그를 보필한 에르하르트 장관이 경제 전문가였습니다.
아데나워는 가톨릭, 에르하르트는 개신교인이었어요. 그래서 두 분 모두 기독교 역사 안에서 창조주를 부정하는 유물론과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굉장히 탁월하게 인식하셨어요. 그래서 '히틀러 때문에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 적이 됐지만, 이제 관계를 회복해 독일이 명확하게 서방의 일원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가치 동맹을 추구했습니다.
그렇게 동맹을 맺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지원을 받아 재건이 시작됐습니다. 서독이 눈부시게 발전하니, 사회민주당(사민당)도 꼬리를 내립니다. 1959년 '프롤레타리아 계급 투쟁' 간판을 스스로 내리고 '정상적인 보편 정당'이라고 선언합니다. 자본주의와 서방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쪽으로 역할을 바꾼 것입니다. '헌법을 존중하고, 서독의 비전에 참여하지만, 노선이 조금 다르다'는 식의 '정상 정당'으로 변화해요.
전후 독일 아데나워 총리, 서방과 가치 동맹
경제 재건 시작, 경쟁 사민당 스스로 정상화
정상적·합리적, 대화 가능 좌파와 경쟁 필요
그리고 당 내 자정을 시작합니다. 그때까지 정신 못 차리고 '소련이나 동독처럼 사회주의 혁명 대열에 참여해야 한다'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쫓겨납니다. 한바탕 정화가 되니, 나중에 독일이 '복지병'에 걸렸을 때 사민당에서 민영화 개혁을 추진한 슈뢰더 총리가 배출됐지요. 그 전에 미국과 협력해 전술핵을 서독에 배치했던 헬무트 슈미트 총리도 사민당 출신이었지요.
기독민주연합 아데나워와 에르하르트 정권도 굉장히 근소한 차이로 이겼어요. 그때만 해도 서독 사람들이 상황 파악이 안 됐지요(웃음). 이후 연립 정권을 만들어 서독을 탁월하게 이끌어 가니 사민당은 연전연패했고, 스스로 개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새 정부 출범에 있어 제가 바라는 건, 어렵게 출발했지만 극단적으로 싸우기보다 애정을 보내주고 지지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한민국 정부가 탁월하게 승리하면, 모든 국민에게 복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모르고 '이 정권 망해라' 이러면, 자기 삶을 파괴하겠다는 것입니다.
좌파라고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좌파 정당들은 자본주의와 서방 세계의 부작용이나 단점들을 보완할 대안적 정책이나 노선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상대 진영을 멸절시켜야 한다'는 일부 크리스천들의 발언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발언은 히틀러 아니면 스탈린이지요.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 경쟁해야 발전합니다.
하지만 한국 좌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부정한다는 거죠. 헌법을 수호하는 관점에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선 경쟁을 해야지, '대한민국 체제를 붕괴시키자, 혁명하자' 이러면 안 됩니다.
그런 정신 나간 86세대 운동권 주사파들이 정치권에서 다 사라지고, 정상적·합리적이고 대화 가능한 좌파들이 우파와 경쟁할 때 너무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그런 관점으로 지금 기도하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 이정훈 | PLI | 672쪽 | 25,000원 |
-말씀하셨듯 대선 과정에서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이 과도한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특히 SNS 등에서 일부 문화사역자들의 편향적 발언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뉴스앤조이(뉴조)와 함께 한국교회에 기생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던 복음주의 표방 6개 단체가 있지 않습니까. 뉴조는 그들의 기관지 역할을 하고, 그 단체들은 사회주의 정치 운동을 복음주의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해 총선 때 <기독교와 선거>라는 책에서도 지적했는데, 한 단체를 예로 들면 홈페이지에 '로잔 언약을 따르는 복음주의 신앙 운동'이라고 소개해 놓았습니다. 로잔 언약은 철저히 예수님의 유일성, 성경의 무오류, 이신칭의 같은 개신교 기본 신학 교리들을 전제하고, 그런 관점에서 사회에 참여합니다. 그게 로잔 언약이고 복음주의입니다.
그런데 로잔 언약을 따른다면서, 어떻게 동성애가 인권이라고 선전합니까? 또 제주도에 청년들 데리고 가서 '미군은 학살자다, 철수시키라'면서 주한미군 철수 운동을 벌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통일론이 마치 평화론인 것처럼 일방적·편파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복음주의랑 무슨 상관일까요? 주한미군과 연합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 왜 복음주의이고, 복음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로잔 언약 따른다면서, 동성애=인권 선전하나
주한미군 철수, 북한 통일론 맹종이 복음주의?
사역자들, 신앙 전제 복음주의 맞는지 점검을
대부분의 문화 사역자들이 자신의 신앙적 전제가 정말 복음주의가 맞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거기서 모든 것이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서구 사회는 마치 성경 때문에 인류가 타락하고 위험해지는 것처럼 만드는 반기독교적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영미 복음주의자들은 지금, 기독교만 종교 영역에서 핍박당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인권 보장인 것처럼 여기는 세태와 힘겹게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들이 그 복음주의를 공격하는 노선에 서 있어요. 기타 치면서 찬양하고 CCM은 부르지만, 결국 사회주의 정치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시장을 중시합니다. 존 스튜어트 밀이 강조했던 '사상의 자유 시장', 이것이 미국 헌법 정신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장로교 우대하자, 감리교 우대하자' 이런 국교(國敎)를 두지 않고, 완전히 자유롭게 '모든 교회가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물론 '종교 시장'이라는 표현은 기분 나쁘지만, 그렇게 했을 때 말씀이 좋고 성경대로 사는 참 복음주의 신앙인들이 미국에서 승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 종교사회학회 발표 연구서나 논문들을 보면, 성경의 무오류성, 예수님의 유일성 등을 강조하는 참 복음주의 교회들은 다 부흥하고 있지만, 자유주의와 타협한 교회들은 망하고 있지요. 그것이 진리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복음주의 신앙을 마음대로 믿을 수 있는 자유만 확보하면 되겠지요.
그러니까, 성도님들이 잘 분별해야 합니다. 그런 문화사역자들이 판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참된 크리스천들이 그분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거부한다면 그들도 회개하고 바뀌겠지요. 이것이 우리가 갈 길입니다.
그러려면 뭐가 진짜 복음주의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 책을 열심히 탐독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웃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자주'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강대국의 위성국가로 전락하지 않고, 어떻게 자주권을 누릴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주사파나 문제 있는 좌파들은 '한미일 동맹이랑 미군 주둔 때문에 우리가 자주를 못 한다', 이런 망발을 막 던집니다.
제가 독일 강연에서 '미군이 통일 이후에도 주둔해서, 독일에는 지금 자주권이 없죠?' 이렇게 여쭤봤더니 교민들이 다 웃으셨습니다. 미군은 독일에 해코지하러 들어온 점령군이 아니라, 독일이 EU의 중심국이 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에 가입하고 싶어하니까, 러시아가 가입 못하게 하려고 침략한 것 아닙니까? 독일이 나토의 일원으로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영토 야욕 없고 중국처럼 위성국화 않아
北 ICBM, 文 정부 외교적·정치적으로 도운 것
서독, 소련의 동독 핵 배치에 핵으로 맞대응해
▲이정훈 교수는 "대부분의 문화 사역자들이 자신의 신앙적 전제가 정말 복음주의가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상태 기자 |
미국은 영토 야욕이 없고, 서로 관계를 맺을 때도 중국처럼 상대를 위성국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좋은 파트너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되면,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다룰까요? 서해상에서 벌어졌던 일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은 대국이고 우리는 소국이라 중국몽에 참여하는 게 영광'이라는 아부성 발언까지 했지만, 혼자 밥 먹다 돌아왔습니다. 한국 기자는 매를 맞기도 했지요.
이런 비참한 일들이 왜 생겼을까요? 국민들이 이런 부분을 지혜롭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오히려 그 한미동맹 덕분에 중국으로부터 자주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충격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일본 한 대학에서 한국 정치와 상황에 대해 특강을 하는데, 한 중국 유학생이 돌발 질문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위성 국가(satellite state)'로 표현했어요. 저를 초청했던 일본 교수님과 제가 갑자기 안색이 싹 변했습니다.
모든 중국인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민족주의 교육을 받아 전체주의적 사고를 가진 중국 젊은이들이 갖는 사고가 이렇습니다. 한국이 중국의 위성국가인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관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느냐?'고 했습니다. 아마 그 친구는 제가 인권을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니 발끈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중국인들도 천안문 광장에서 자유를 위해 시위했던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공산당 수뇌부가 아닌 인민들을 사랑한다면, 자유를 열망하는 인민을 탱크로 짓밟는 권력이 아니라, 한국처럼 자유민주주의 헌법 안에서 여러분과 모든 중국인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나라로 바뀔 수 있다. 네가 지식인으로서 대학을 졸업하면 그런 노력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고 설명해 줬습니다.
중국이 한반도를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수립하려 하지, 위성국가로 지배하고 굴복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은 안 들겠지요.
지금 우리나라는 북핵의 위협 속에 있습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성공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외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사실상 도운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한 위협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독일이 어떻게 통일을 이뤄냈습니까? 소련이 동독에 엄청난 핵무기를 배치했을 때 서독이 미국과 연합해 첨단 미사일이나 전략 핵무기를 배치해 힘의 균형을 맞췄고, 압도적으로 경제가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동일한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봐야 합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는 협약을 통해 핵을 폐기한 국가입니다. 북한은 핵폐기 의사가 없었는데,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그 생각이 더욱 강력해졌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안보 비대칭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 윤석열 당선인이 외교적으로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당선하자마자 통화한 순서가 미국, 일본, 호주입니다.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동맹 체제인 쿼드(QUAD) 체결 국가들입니다. 우리도 쿼드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미국의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미국도 과거처럼 무조건 관대하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도 동맹국으로서 할 일을 하고 가치를 보여줘야 동맹이 강화될 것입니다. 우리도 경제력이 그만큼 성장했기에,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쿼드 일원으로 미국과 함께해야 합니다.
과거 한미동맹을 만드셨던 선배님들 덕분에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경제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윤석열 새 정부에서 통일을 내다보고 100년 번영의 기초를 쌓아야 합니다. 서독을 발전시켰던 아데나워 총리와 에르하르트 장관 콤비처럼,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분들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