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최희범 총무가 남북분단 원인에 대해 “외적으로는 미국과 소련 등의 강대국들에서 찾을 수 있으나 더욱 심각한 내적인 원인은 6.25라는 동족상잔의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최 총무는 12일 신촌성결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0월 월례발표회에 참석, 이같이 밝히고 “남북갈등, 남남갈등으로 인한 통일국가 형성에 대한 합의 도출 실패와 동족간의 전쟁을 통한 깊은 상처와 적대감이 분단을 더욱 고착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최 총무는 “그러므로 분단의 극복에는 내부적인 남북 간 적대감의 해소와 더불어 한반도 주변 관련 열강들의 협력 유도를 위한 외교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본다”며 “민족공조와 국제공조의 균형을 잃어버리면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은 통일의 길을 더 멀리 할 수도 있다”고 감상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 총무는 “최근 2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한이 남쪽과의 평화적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이 가지고 있는 통일정책과 전략은 분단 이후 ‘선남조선혁명 후공산화 통일’이라는 기본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북한의 적화야욕에 대해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 총무는 “이는 북한체제의 최고 규범인 조선노동당규약 전문에 명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조선노동당규약 전문에는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을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최 총무는 “이것은 북한의 통일노선이 ‘선남조선혁명 후공산화 통일’임을 보여 주는 것이며, 그러므로 북한의 통일정책은 ‘남조선에 있어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으로 귀결된다”며 “여기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혁명은 곧 남조선혁명을 일컫는 바, 민족해방은 주한미군을 철수케 하여 남한을 ‘미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하고, 인민민주주의혁명은 남한의 자유민주정권을 봉건적 반동적 정권이라고 규정, 이를 타도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민주정권’(용공 또는 연북정권)을 수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통일의 방안에 대해서는 “전조선혁명론과 3대혁명역량강화 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위험한 경계대상이기도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숙명적으로 끌어안아야 할 우리의 동족이 사는 곳”이라며 “이러한 이중적 현실 속에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남북 간의 적대감과 이질화를 그리스도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극복해 나가며 민족공존의 평화통일국가 형성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총무는 “한 순간도 한반도의 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고 온갖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북한정권과 마주해야 하는 우리는 심각한 내부갈등과 국제적 고립 양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국민으로서 자기존중의 자긍심마저 저버리게 하는 국가경영, 나만이 할 수 있고 너희는 묵묵히 따라오라는 오만한 리더십으로는 통일을 이룰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 총무는 “무조건의 통일지상주의는 국가정체성을 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하며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조를 삼은 통일 노력이 한국교회의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정치적이며 이데올로기적 논쟁에서 초월하여 남남갈등을 화해로서 하나 되게 하고 남북의 장벽을 넘어 화해케 함으로 평화통일을 이루어내는 일이 한국교회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