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28회 45개국 방문, 세계적 관광지 탐방
공관 부인과 가족, 입양아 격려 등과 다른 모습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소상하게 내막 밝히면 돼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해 "이런 논란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갈했다.
교회언론회는 3월 31일 '역사는 사람을 평가하고 심판한다: 국민들의 분노는 일구이언 때문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역사는 사람을 평가하고 심판한다. 큰 권력이나 큰 힘을 가졌던 사람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로 심판하게 된다"며 "우리나라 19대 대통령의 임기도 불과 한 달 정도 남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제20대 대선으로 어느 정도 판가름 났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그런 가운데 대통령 부인에 대한 설왕설래가 겹쳐지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과도한 해외여행과 또 하나는 호사롭게 입었던 옷값이 국민 세금에서 부당하게 지불됐느냐 하는 것"이라며 "한편에서는 그런 것 가지고 너무 따지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다. 이런 논란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인도를 국빈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무굴 건축양식의 시초로 타지마할 건축에 많은 영향을 끼친 후마윤 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간이 더 있었다면 타지마할에 가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아쉬운 대로 타지마할의 전신인 이곳에 오게 됐다"며 "다시 인도에 오게 되면 타지마할에 꼭 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었다. 이후 넉 달만에 다시 인도를 남편 없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찾았다. 김 여사 오른쪽은 고민정 당시 부대변인. ⓒ청와대 |
교회언론회는 "대통령도 그 부인도 공인이다. 그래서 국가 예산 사용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또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가족 생활비는 월급으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고, 특수활동비에 대한 투명한 공개도 천명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지난 2018년 시민단체로부터 불거져 나왔는데도 청와대 쪽에서는 미온적인 모습이었다. 심지어 시민단체가 낸 의전비용을 공개하라는 행정소송에서,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대통령 부인 옷값 공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거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없다'고 판시했다"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항소를 해서 의전비용 공개를 기피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청와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29일 입장을 발표했는데, '엄격한 내부 절차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수준에서 예산을 일부 지원했다'며, 정부 예산 사용을 인정했다"며 "그러나 '공식 행사 의상 관련해 특활비 사용 등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상반된 내용도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비로 부담했다'는 말도 한다. 어떤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2021년 6월 14일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오스트리아 판 데어 벨렌(Alexander Van der Bellen)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한복을 입고 있는 김정숙 여사. 이곳 벨베데레(Belvedere) 궁 안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청와대 |
또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 해외 순방에 대부분 참여했는데, 28번에 걸쳐 45개 나라를 방문했다. 그중에는 세계적인 관광지 탐방이 들어간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인도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 프라하, 베트남 호이안,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노르웨이의 피오르 등이 포함됐다"며 "심지어 노르웨이 방문 당시 전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로 K팝 공연을 관람하지 않는다고 하다 관람했고, 헝가리에서는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포함 사망자 수색작업을 하는 상황에서도 짧은 순방 시간을 쪼개 유명한 미술관까지 관광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개탄했다.
교회언론회는 "역대 대통령 부인들은 해외에 나가면 공관의 부인들과 가족들을 만나 격려하고, 해외 입양아들을 만나거나 그 나라 복지 시설을 둘러보는 등의 행보를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며 "지금 국민들이 허탈해하고 분노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떳떳하고 당당하면 진작 소상하게 내막을 밝히면 되는데, 처음에는 '국가 기밀' 운운하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깔아뭉개려고 했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도 국민이고, 얼마든 국민의 세금을 사용했다면 정당하고 떳떳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은 코로나로 고통당하고 죽어가는데, 1년 평균 5-6차례씩 해외 순방길에서 관광을 즐기고 특활비에서 옷값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것은, 국민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것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라며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물러났을 때 역사의 심판에서, 국민들의 평가에서 호평받는 것을 보고 싶다. 이제 국민들도 물러나는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흠집을 찾기보다 예우를 해 주고, 이 문제로 국민들 간에도 분열 현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