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반대자 처벌은 반민주적, 국민 합의 필요
사학법 재개정: 학생 모집권, 재정·인사권 침해 등 우려
통일정책: 한미일 안보 동맹 기초, 다자 간 협력과 대화
방역정책: 비과학적·천편일률적 틀어막기식 규제 반대
윤석열 당선인의 기독교 정책은 국민의힘에서 선거운동 기간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에 제시한 답변서에서 파악 가능하다.
먼저 기독교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안에 대해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지향을 포함한 19개 영역에 대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고, 장애인, 연령, 남녀, 근로 형태 등 20여 개가 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일부 정당 등에서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별도 제정의 주된 목적이 동성애 및 성소수자 보호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反민주적이며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다는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건강가정기본법, 낙태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국민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힘도 차별과 불평등에 반대하고, 성소수자의 인권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질의에서도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내용 중 노력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낸 것(학력 등)과 주어진 것(인종, 성별 등)의 구분이 없어 논란의 소지가 크다"며 "성적지향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생물학적 성의 구별을 부정하게 되면 결혼제도 등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앞선 1월 한국교회연합과의 대화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에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평등법의 가장 큰 문제는, 소수를 차별해선 안 된다며 다수를 차별하는 역차별에 있다"며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분명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교계가 헌법소원을 제기를 추진할 정도로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해선 "사립학교법 1조에는 사학의 공공성과 함께 자주성도 강조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사학 운영의 중요한 축인 학생 모집권, 재정권을 비롯해 인사권까지 침해하는 것은 사학 운영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처사로 시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유사종교 피해방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에 대해서는 "허위나 거짓의 방법으로 사유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는 종교집단 여부를 떠나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법 행위"라며 "착취된 개인의 재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방안 마련 등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남북교류 및 통일정책에 관해선 "북한의 비핵화 및 남북평화 실현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자 시대적 과제이고, 이를 위해 한미일 안보 동맹에 기초한 다자 간 협력과 대화는 필수적인 요소"라며 "북한 식량난 지원을 비롯해, 종교-스포츠문화-학술 교류를 적극 시행해 남북 간 동질성 회복과 평화 체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의 성실한 약속 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가운데 하는 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은, 되려 남북평화에 역행하게 된다는 점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에 대해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인권 개선을 적극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간 교회를 괴롭힌 비과학적 방역 정책에 대해선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났듯,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라며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가 적었던 것은 국민의 희생과 헌신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정부의 비과학적이고 천편일률적인 틀어막기식 방역 규제는 민생경제 붕괴 및 국민 저항 등의 부작용이 확인됐다"며 "차기 정부는 감염병 재난 대응 위기관리시스템의 전반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비과학적 방역패스 완전 철폐', '코로나 손해 실질적 보상', '아동청소년 강제 백신접종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독교 근대문화 유산을 위한 근대종교문화자원보존법 제정 요청에는 "현재 전통사찰이나 향교 등은 문화재보호법 및 전통사찰보존지원법, 향교재산법 등을 통해 재산들이 보호되고 있지만, 개신교, 천주고, 원불교 등 다른 종교에 기반한 종교문화유산에 대해선 특별한 입법이 없다"며 "특정 종교에 편중돼 종교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현행 법에 대해, 모든 종교문화유산에 대한 지정 및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법 제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생명존중 문화에 관해선 "국민의힘은 자살, 낙태, 묻지마살인, 각종 학대 등 생명의 존엄성과 소중함을 잃어가는 사회 풍토에 깊이 우려한다"며 "생명존중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는 교계의 의견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생명 존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여부는 국민여론 수렴 등을 통해 추진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저출산 문제 개선책으로는 "국가가 출산 및 보육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당연한 국가의 의무"라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 가족, 인구 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 부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만큼, 교계의 다양한 정책들이 검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독예방 방안으로는 "알코올, 마약, 도박 등의 중독은 각종 범죄를 야기할 뿐 아니라 건전한 가정, 사회 문화 조성에도 큰 걸림돌이 되어 가고 있다"며 "각종 중독에 대한 예방 및 치료 등이 개별 법률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나, 갈수록 심해지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법 제정은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
기부문화 활성화 정책에 대해선 "갈수록 심화되는 계층 간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기부문화 활성화는 시대적 과제이고, 정부가 이를 위한 제도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기부 활성화를 위해 교계에서 제안한 세제 혜택 및 각종 제도와 함께 모호한 규정 및 가이드라인 등 현행 기부금품법이 안고 있는 문제가 함께 논의·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의연 사태 등에서 드러났듯, 우리 국민이 기부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부금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다는 인식이 저변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시민단체 불법이익 전액 환수" 공약을 내걸었다.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새벽 승리가 확실해지자 국회 개표상황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
윤석열 당선인은 앞선 10일 새벽 당선이 확실시되자 국회 상황실에서 인사했다. "뜨겁고 아주 열정적인 레이스를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다. 오늘 이 결과는 저와 우리 국민의 힘, 그리고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마지막까지 함께 또 멋지게 뛰어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께도 감사드린다"며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와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고, 두 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 선거 운동 기간 많이 배웠다"며 "우리의 경쟁도 모두 국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제 경쟁은 끝났고,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이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며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겠다"며 "국민의당과 합당을 빨리 마무리짓고 외연을 넓혀,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국민들의 고견을 경청하는 훌륭하고 성숙된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저를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제일 처음 꿈은 목사였다"며 "(서울) 보문동에 살던 시절, 한참 나가면 종로2가에 YMCA 어린이센터라는 유치원이 있었다"며 "기독교적인 유치원을 다녔고,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영락교회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광국민학교에 다녔다"고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윤 당선인은 당시 "유치원과 국민학교 시절에는 기독교의 영향에 푹 빠져서 지냈다"며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은 여러 연극과 행사 등을 준비했고, 여름에는 성경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국민학교 때는 장래희망이 목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