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토) 타코마제일침례교회 제4대 담임 목사로 취임하는 송경원 목사로부터 그가 가진 목회 철학과 사역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중에는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며 성경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균형 잡힌 시각이 돋보였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됨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선교 사명과 지상명령을 강조할 때는, 선교지향적인 목회 철학과 복음에 대한 확신이 짙게 묻어났다. 이하는 일문 일답.
-새해 첫날에 부임하시고 시간이 좀 흘렀습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저희 교회는 새해 첫날 새벽에 한어부와 영어부가 연합으로 신년예배를 드리는 전통이 있습니다. 새해를 연합예배로 시작했고요 한 주 동안 전교인 신년새벽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이후에는 예배를 준비하며 교역자들과 함께 타코마제일침례교회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도하며 구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습니다. 동부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워싱턴주 서부에는 처음으로 오게 됐는데요. 특별히 성도님들께서 정말 세심하게 배려를 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목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목회자의 길로 접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에 유학을 와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랐고 유학 오기 전에는 교회라는 곳을 다녀 본적이 없었습니다. 1994년 7월에 미국에 왔는데요. 당시에는 영어 연수에 대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도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기 전에 6개월만 연수를 받아보자 해서 뉴욕의 버팔로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영어가 6개월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웃음) 그래서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자 뉴욕주립대학교에서 비지니스를 전공했습니다. 그러다 뉴욕 빙햄튼에서 MBA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예수님은 저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과도 같이 안겨주셨습니다. 폭포수와 같이 한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던 시기였습니다. 그 사랑에 감격하며 목회자로의 부르심에 순종하게 됐습니다.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친 후에는 리버사이드 침례교회에서 3년 동안 청소년 사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부터 작년까지 16년 5개월 동안 모교회와 같았던 빙햄튼 한인침례교회를 담임했습니다."
-한인들이 많지 않았던 뉴욕 빙햄튼 지역에서 매우 활발한 사역을 하셨는데 비결이 있으셨나요?
"빙햄튼한인침례교회에서는 학생 사역이 많이 이뤄졌습니다. 제가 유학생 출신이었고 불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제가 받은 구원의 감격과 하나님의 은혜를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유학생들이 가진 생각과 삶의 방향을 저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경험했던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말씀과 기도, 풍성한 교제 가운데 젊은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임했고,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거듭남의 감격이 교회에 가득 넘치게 됐습니다.
타코마제일침례교회에 부임한 직후에 교회에서 청소년 수련회가 있어 저도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예배 가운데 그들과 함께 저의 마음도 함께 뜨거워졌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을 가지고 주의 은혜를 구할 때, 주님께서는 변함없으신 그분의 사랑을 깨달아 알게 해주십니다. 타코마 제일침례교회가 새로운 영혼들을 전도하고 우리의 다음 세대와 소통하며 구원의 감격이 항상 넘치는 교회가 되길 소원합니다."
-'다음 세대의 회복'은 미주 한인교회의 오랜 과제인데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렇습니다. 다음 세대의 회복과 부흥은 대부분의 미주 한인교회가 가진 고민입니다. 그동안 한인 이민 1세대는 헌신적으로 교회를 섬기며 세워왔지만, 다음세대를 염두하지 않고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미주 한인교회의 다음 세대 회복은 단번에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젊은 층 청년들의 회복함과 동시에 교회의 30-40대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예수님과 알아가고 신앙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젊은 가정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교회에서도 먼저 세대간의 다름을 확인하기 보다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수용적 태도를 갖는 것이 다음 세대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갖고 계신 목회 철학을 소개해주십시오.
"저의 목회를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브릿지(다리) 역할을 감당하게 하신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동안 1세와 2세의 교량 역할을 해오며 지난 16년 넘게 한어와 영어부 사역을 동시에 해왔으니까요. 타코마제일침례교회가 가진 기존의 비전이 세상에 다리가 되는 교회입니다. 1세와 2세를 이어주고 커뮤니티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교량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하나님과 화목케된 것처럼 우리의 사명은 세상과 예수 그리스도를 이어줄 다리가 되고, 커뮤니티와 교회가 연결될 수 있도록 화합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한인들이 주축이 되는 한인교회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우리 자녀 세대만 책임지는 교회가 아니라, 문화와 인종을 넘어 모든 민족을 제자 삼는 교회로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잃어버린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을 주께로 돌이키는 사명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코마 제일침례교회가 한 단계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요?
"저희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초대교회의 영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대교회는 날마다 성전에서 한마음으로 모이기를 힘쓰며,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교제하며 빵을 떼고 기도했습니다.
교회가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선포하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날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성령 충만한 교회가 될 때, 그리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서로를 돌보고 나눌 때 날마다 구원의 감격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교회가 가족과 같은 친밀한 공동체가 되면 우리 안에서 넘치는 은혜와 구원의 감격이 전도로 연결되게 됩니다.
우리의 선한 행실로 사람들의 마음의 문이 열렸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담대히 전하는 전도 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성령이 충만한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며, 건강한 교회는 사명을 감당하게 됩니다. 타코마 제일침례교회가 성령의 권능을 받고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로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어떤 비전을 가지고 목회에 임할 계획인가요?
"우리의 선택과 동기, 삶의 자세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고, 그 영광 가운데 기뻐하는 삶이 되길 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닮아가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되길 소원합니다. 또한 우리의 비전이 하나님과 다른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비전이 우리의 비전이 되어 한 방향을 가지고 주님과 동행하는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목회 가운데 주님의 비전이 소개되고 성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삼는 삶으로 인도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
-펜데믹 시대에 온라인 사역이 확대 됐습니다. 교회의 온라인 사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자들이 모인 곳이 교회이고, 저희 각 사람이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이 되었습니다. 두 세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몇 명이 모이던지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중이 모이는데 따라 건강의 우려가 있을 수 있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로 인해 자칫하면 우리가 편리주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효율성을 따지며 예배가 타성에 젖어 편리주의와 타협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우리가 교회에 모여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초대교회 사도들은 성전에 모이기를 힘썼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율법주의나 형식주의가 아닙니다. 펜데믹으로인한 온라인 사역이 확대되면서 이 문제에 교회가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 흔들리기 보다는 어느 때 보다 말씀 안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펜데믹 시대에 교회가 전해야 할 메세지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배워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펜데믹은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했을 당시 기독교는 움츠러들거나 도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천국 소망과 부활을 향한 믿음을 붙들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펜데믹 시대에 교회가 위축된 모습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잘 돌봐야 하지만 세상이 두려워하는 근심과 공포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우리 삶에 복음이 실제가 되고, 더욱 힘써 천국과 부활의 소망을 세상과 커뮤니티에 전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