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 목회자보다는 일반교인에게서 훨씬 많다."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8일 발표한 주간리포트 '넘버즈' 제130호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개신교인과 목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개신교 성인지 감수성 조사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소개하면서다.

지앤컴리서치가 실시한 해당 조사는 전국 만 19세에서 65세 사이의 교회 출석 개신교인 800명과, 전국 목회자(담임목사, 부목사, 설교·협력 목사) 212명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서 '성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가하는 성적 행위로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정의됐다.

조사 결과 개신교인 대상 성희롱·성폭력 가해자는 ▲'가벼운 신체 접촉'(N=180)의 경우 일반교인 61%, 목사·교역자 12%였다.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품평·별명 사용'(N=88)은 일반교인 70%, 목사·교역자 7% ▲'가벼운 성적 농담'(N=76)은 일반교인 71%, 목사·교역자 2% ▲'본인이 원하지 않는 지속적인 연락'(N=44)은 일반교인 66%, 목사·교역자 5% ▲'짙은 성적 농담'(N=27)은 일반교인 79%, 목사·교역자 4% ▲'사생활에서의 성적 경험에 대한 질문'(N=26)은 일반교인 74%, 목사·교역자 4% ▲'심한 신체 접촉'(N=17)은 일반교인 60%, 목사·교역자 11% ▲'본인(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요구'(N=16)는 일반교인 91%, 목사·교역자 2%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빅데이터로 본 한국교회 4대 이슈'는 2019년부터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연례 보고서인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빠지지 않는 고정 이슈가 목회자 성범죄 문제"라며 "그러나 실제 조사 데이터는 목회자보다는 일반성도에게서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회 내 성 관련 문제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언론에 목회자 성폭력만 보도되어서 우리 인식 속에는 목회자 성범죄만 각인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일반교인 사이에서 더 많이 일어나고 있었다"며 "성희롱·성폭력 문제는 일부만 비난을 할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